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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이 中 우한에서 전시 연 이유... '중국·디지털' 강화하는 명품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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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04 06:00

코로나19로 세계 명품 시장 규모 23% 감소… 중국은 45% 성장 예상
중국 현지화 전략 속도… 이커머스 플랫폼 투자도 강화
루이비통의 ‘See LV’ 전시가 열리고 있는 우한 인터내셔날 플라자./루이비통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프랑스 명품 루이비통의 대규모 전시가 열리고 있다. 우한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도시지만, 루이비통은 160년 역사를 기록한 순회 전시인 ‘See LV’의 첫 장소로 이곳의 쇼핑몰인 우한 인터내셔날 플라자를 택했다. 10월 31일부터 오는 6일까지 무료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는 20세기에 제작된 루이비통의 여행용 트렁크와 기성복을 비롯해 중국 현대미술가 리우 웨이와 자오 자오와의 협업 작품이 전시됐다. 엠마누엘 부테 루이비통 중국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우한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로, 문화적 역사적 유산이 풍부하다"며 전시 이유를 설명했다.

◇2025년, 명품 매출 절반 중국서 나올 것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이 세계 명품 시장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했지만, 올해 그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파리, 밀라노 등으로 쇼핑 여행을 떠났던 중국인들이 코로나19로 대륙 간 여행이 중단되자 국내 쇼핑으로 귀환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광저우의 에르메스 매장이 재개장 첫날 1900만위안(약 32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거둔 것이 대표적. 루이비통의 모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올해 3분기 중국 시장과 이커머스 매출 증가로 패션 및 가죽용품 매출이 12% 급증했다. 매출이 1%가량 하락할 거라는 시장의 예상을 깬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중국 명품 시장 매출은 522억1000만달러(약 57조1177억원)로 지난해보다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전 세계 명품 매출은 2574억7000만달러(약 281조6722억원)로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명품 매출이 감소하는 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특히 미주 지역의 명품 매출은 작년보다 27%가량 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향후 5년 내 중국이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7월 상하이에서 열린 디올의 회고전./디올
명품 업체들은 이런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지난 8월 상하이에서 남성복 패션쇼를 열었고, 디올은 7월 상하이에서 브랜드의 70년 역사를 조명하는 회고전을 개최했다. 현지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영국 명품 버버리는 지난 7월 중국 국민 메신저 위챗을 소유한 텐센트와 손잡고 소셜 리테일 매장을 개장했다. 디올은 지난 6월 중국 온라인 쇼핑 행사인 618 쇼핑축제를 겨냥해 티몰에 매장을 연 데 이어, 10월에는 광군제를 위해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다. 명품 주얼리 티파니는 현지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샤오홍슈를 통해 3500달러(약 383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팔았다.

◇혼자선 역부족… 이커머스 플랫폼 투자 활발
외면해 왔던 디지털 투자도 서두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입점이나 자사몰 개설을 넘어 명품 거래 플랫폼에 투자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까르띠에, 반클리프아펠 등을 보유한 스위스 리치몬트 그룹은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함께 영국 명품 온라인 쇼핑몰 파페치에 총 11억달러(약 1조2034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합작법인 파페치 차이나를 설립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리치몬트는 앞서 2018년 온라인 명품 유통 플랫폼 육스테타포르테(YNAP)를 인수한 바 있다. 구찌의 모기업 케링의 지배주주인 아르테미스도 파페치의 지분을 5000만달러(약 547억원)까지 늘렸다. 2008년 출범한 파페치는 190여개국에 명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70% 성장했다. 2분기와 비교해서도 30%의 성장을 보였다.

이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온라인 명품 거래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명품 매출 규모는 지난해 390억달러(약 43조원)에서 580억달러(약 63조원)로 49% 늘었다. 명품 소비 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12%에서 23%로 두 배가량 뛰었다.

아마존의 ‘럭셔리 스토어스’, 첫 타자로 미국 최고가 명품 오스카 드 라렌타가 입점했다./아마존
여기에 지난 9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유료 회원(프라임)을 대상으로 한 명품 매장을 열면서 디지털 대응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아마존은 럭셔리 스토어스의 첫 타자로 미국 최고가 명품인 오스카 드 라렌타의 신상품을 선보였다. 독일 명품 쇼핑몰 마이테레사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이다. 온라인 명품 쇼핑 수요 증가에 맞춰 본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명품의 온라인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브랜드의 명성만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건 역부족이다. LVMH의 경우 아마존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2017년 자체 온라인 쇼핑몰 24세브르를 열었지만, 소비자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지난해 24S라는 이름으로 리뉴얼했지만, 반전을 꾀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2015년부터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역임한 애플 뮤직 출신의 이안 로저스가 그룹을 떠나면서 디지털 전략의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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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04,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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