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방영된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의 인공지능 차량 키트(KITT)는 이렇게 소리내 부르면 주인공 곁으로 달려오곤 했다. 약 40년이 흐른 지금, 자율주행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부르면 내 앞에 와 멈추고, 운전대에 손을 얹지 않아도 좌회전과 차선 변경을 척척해냈다. 키트의 상징인 앞 범퍼의 ‘빨간 불빛’이 있는 자리에는 첨단 라이다 센서가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23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출발해 각 정류장을 거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약 4km 구간을 시승해 봤다. 세종시는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되긴 했지만 도로 상황은 서울이나 다른 도시들과 비슷하다. 버스와 택시는 수시로 멈추고 갑자기 도로로 튀어나오는 ‘자라니(자전거+고라니)’나 ‘킥라니(전동킥보드+고라니)’도 많다. 기획재정부 남측 도로에서는 한창 회전교차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아스팔트는 뜯겨있고 바닥에 그려진 차선이 아니라 임시분리대 블럭에 따라 차를 몰아야 한다.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을 구현한 순환셔틀 차량은 이 모든 상황에 능숙하게 대처하며 세종시 시내의 제한 속도인 50km 안에서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게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비보호 좌회전을 할 때나 앞을 달리다 멈춰선 버스를 피하는 차선 변경도 부드러웠다. 차선이 불명확해 일반 운전자들도 혼동하기 쉬운 기재부 앞 공사 현장도 가뿐히 지나갔다.
자율주행차는 횡단보도 앞에서 생긴 비상상황에도 잘 대응했다.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가 붉은 색으로 바뀌길 기다리던 차량은 보행자 정지 신호가 들어오자 마자 움직이려다 급브레이크를 작동시켰다. 바로 그 순간 눈앞으로 자전거 한 대가 정지 신호를 어기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순환셔틀 운적석에 앉은 세이프티 드라이버는 "라이다가 후방에서 접근하던 자전거를 감지하고 차량이 정지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대비해 탑승객들에게 안전벨트를 꼭 매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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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네이비게이션이 설치되는 자리에 놓인 자율주행용 라이다센서 모니터는 주변 지형과 접근하는 차량이나 사람, 자전거 등을 바쁘게 표시하고 신호등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실증용 차량의 좌우측 사이드미러에 각각 1개씩 앞뒤 범퍼에 각각 1개씩 라이더 센서를 장착해 주변 지형 등을 파악하게 했다. 그리고 룸미러 옆에 차선과 신호등을 각각 인식하는 센서 2기를 설치했다. 자율주행 플랫폼은 이 6개의 센서에 의지해 차량을 몰고 간다.
국토부와 세종시는 이 서비스를 향후 기존 세종시 주요 교통망인 간선급행교통체계(BRT)와 연계해 세종정부청사, 국립세종도서관까지의 교통수요를 담당하는 ‘라스트마일’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서울(상암), 충북‧세종(오송역~세종터미널 BRT), 대구(수성알파시티 등), 광주(광산구), 제주(공항~중문구간) 등의 다른 자율차 시범운행지구에서도 비슷하거나 개성있는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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