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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소방수'에서 '고용 투사'로… 美 연준이 달라진다 - 조선비즈

jabaljuba.blogspot.com
입력 2020.08.27 13:21

"美 연준, ‘물가상승률 2% 목표 폐기’ 할듯"
2% 넘어도 제로 금리 상당기간 유지한다는 의미
경제학 교과서와 달라진 환경에 ‘고용 투사’ 자처
파월 의장, 27일 잭슨홀 연설서 정책변화 ‘힌트’ 준다

"우리는 꽤 오랜 기간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스인플레이션 압력(disinflationary pressure·물가상승률의 지속적 하락)과 싸워야 할 것이다." (7월 2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용 안정을 위해 물가 상승을 용인하는 금리정책 대전환을 꾀한다. 달라진 경제 상황에 맞춰 ‘물가 소방수’에서 ‘고용 투사’로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26일(현지 시각) CNBC,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날 잭슨홀 미팅에서 '통화정책 기본 틀의 재검토(Monetary Policy Framework Review)'라는 주제로 연설을 한다.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컨퍼런스인 잭슨홀 미팅은 매년 금융시장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연례행사 중 하나다. 연준 의장이 참석해 앞으로의 금리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선 연준이 1년반 동안 진행해온 금리정책 재검토와 관련한 발언이 나올 수 있어 관심이 뜨겁다. 연준은 달라진 경제 환경을 감안해 지금까지의 금리 결정 관행을 재검토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9월 이후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물가상승률 2% 넘어도 금리 안 올릴 듯

연준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는 건 앞서 2012년 채택한 '물가상승률 목표치 2%’의 폐기다. 연준은 2%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성장을 유도하는 물가 수준이라고 봤다. 물가가 이보다 높아질 것 같으면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8년 간 기준치를 훨씬 밑돌았다. 실업률이 낮아지면 노동 수요가 증가해 임금과 물가가 상승한다는 경제학의 원리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낮은 실업률에도 저성장 기조와 기술혁신으로 임금은 오르지 않고 물가는 바닥을 쳤다.

덕분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물가 상승을 걱정하지 않고 경기 침체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그러나 저물가가 계속되며 사람들이 물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소비를 줄여 저성장이 고착되는 이른바 일본식 장기 침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서 경제가 더 안좋아지면 더이상 손쓸 방법도 없다.

연준은 일정기간 평균 물가상승률이 2%가 되도록 하는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물가상승률이 2%가 되기 전에 금리를 변경하지만 평균으로 바뀌면 물가가 한동안 2%를 넘어도 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연준이 물가 목표치 도달 여부를 판단하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5월 1% 상승한 뒤 6월에도 0.9% 오르는 데 그쳤다. 코로나 여파로 공급망에 타격을 입은 일부 식료품이나 고기 등의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저물가 기조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수석 경제보좌관이었던 제이슨 퍼먼은 "기준금리가 지금부터 5년 간 제로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제로 금리에 환호하는 주식시장 투자자들에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정책 무게중심, 물가안정에서 고용·경제 안정으로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이 저물가를 언급하며 고용 안정을 강조한 건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를 성명서에 명문화 한다는 건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어서 일회성 언급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연준의 정책 무게중심은 물가안정에서 고용안정, 경제성장으로 완전히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증권의 루이스 알렉산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치 않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이상 연준이 고용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자신들이 가진 능력을 넘어선 정책적 역할을 하려 한다고 우려한다. 영국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는 "통화정책이 한계에 접근하고 있다"며 "연준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인정하진 않지만 이들이 미 의회에 더 강력한 재정정책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알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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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7, 2020 at 11:2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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