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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최강 삼성생명 영업조직, 곳곳에서 '아우성' - 라이센스뉴스

(사진 = 삼성생명)
(사진 = 삼성생명)

[라이센스뉴스 정재혁 기자] 보험업계 최대 영업조직인 삼성생명의 FC영업본부가 최근 3개월 연속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굴욕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현장에선 이른바 ‘영알못(영업을 잘 알지 못하는)’ 경영진이 비용 절감을 내세워 현장을 홀대해 나온 결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경영진이 무리한 실적 압박에 나서면서 현장 관리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사장 전영묵)의 핵심 영업채널인 FC영업본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간 매월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작년 12월~올해 2월까지 경영목표 달성율은 각각 77.5%, 87.2%, 88.7%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적이 신통치 않자 전영묵 사장은 지난 18일 열린 경영회의 석상에서 FC영업본부를 총괄하는 장덕희 부사장을 공개적으로 핀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사장은 장 부사장에게 “실적 하위 지점장들의 리스트를 달라”고 요구하면서 자신이 현장을 직접 챙기겠다는 말까지 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본지와 인터뷰를 한 삼성생명 영업 관리자들은 대부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회사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영업조직에 대한 각종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했다”며 “이로 인해 영업조직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리자들은 본사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영업 현장의 저녁식사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사내 지침을 내린 것을 대표적인 예로 지적한다. 영업 관리를 위해 FC들과 스킨십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데, 이를 못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활동들이 완전히 중단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저녁 회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장 관리자들은 사비를 지출하거나, 저녁에 쓴 비용을 점심에 결제하는 편법을 동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 지역단장은 “회사 차원의 지침이 있다고 해도 영업 현장에서 FC들과의 스킨십 활동을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회사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이런 지침을 내린 것은 코로나를 핑계로 비용 절감에 대한 책임을 모두 영업 현장에 떠넘기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관리자들은 그간 영업지역단을 중심으로 비용 감축을 위해 도입된 ‘혁신점포’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혁신점포는 2개 점포를 하나로 만들어 칸막이를 없애고, 영업 담당 총무와 직원을 줄여 공간을 절약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회사는 이러한 혁신점포의 취지를 ‘선후배가 같이 아침 조회를 진행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고 포장했으나, 실제로 성공한 지점은 전무하다는 게 관리자들의 평가다. 말로만 혁신이지, 단순히 인력을 줄이기 위한 일차원적인 발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본사의 ‘마른수건 쥐어짜기’식 비용 절감은 FC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고능률 FC들의 영업 활동을 위해 지급하던 주차비 지원까지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조직에 대한 홀대가 실적 부진이 주요한 원인임에도 이를 경영진이 영업 현장의 탓으로 돌리며 압박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영업 관리자들은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다.

더욱이 지점장들은 오버라이딩(영업수당)이 3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영업 현장의 가장 큰 메리트로 꼽히는 연봉에 대한 기대감도 거의 사라졌다. 나이 제한에 걸려 임원 승진 기회가 차단된 고참급 영업 관리자들은 이제 임금피크제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영업조직 내에서는 회사가 ‘제판분리(보험 상품 개발과 판매의 분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설계사 조직에 대한 힘을 빼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향후 분리된 영업조직과 다양한 방식으로 수수료 등을 논의해야 하는데, 이 경우 비용 협상의 기준은 현재 본사의 영업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 최대한 현 본사 영업조직에 대한 지원 기준을 낮춰 놓아야 제판분리 이후에도 삼성생명이 협상테이블에서 유리한 지위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삼성생명은 최근까지 제판분리를 준비 중에 있었으나, 일부 대형사가 제판분리 과정에서 설계사 노조와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잠시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제판분리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자회사형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에 설계사 노조가 설립되자 관련 대책회의까지 열었다. 이 회의에서 경영진들은 노조 대응 방안으로 ‘삼성생명금융서비스’에서 ‘삼성생명’ 4글자를 빼는 방안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 의무 가입이 오는 7월로 예정돼 있어 삼성생명과 같이 전속 설계사를 많이 보유한 회사는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제판분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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