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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돈의 중국 마케팅 (99) 한·중 양국에서 편의(便宜)의 의미 - 조선비즈

jabaljuba.blogspot.com
입력 2020.06.23 10:00

韓 소비자와 中 소비자가 다르게 쓰는 어휘 많아… ‘편의점’은 ‘편리점(便利店)’
‘적분(积分)’은 ‘포인트’, ‘항목(项目)’은 ‘프로젝트’, ‘억울(抑郁∙抑鬱)’은 ‘우울’
인접한 소비시장 중국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중국 소비자를 내수시장 분석하듯이 알아야 할 일이고, 그런 의미에서 소비자와 시장이 쓰는 ‘말’과 ‘문화’는 시사점이 당연히 있다. 지난 글에서는 한·중 양국의 소비자에게 ‘생선(生鮮)’이라는 ‘말’의 의미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 보았다.

계속해서 한국 소비자와 중국 소비자가 다르게 쓰는 ‘말’의 몇가지 사례를 더 알아본다. 한국어 어휘의 상당 부분이 한자에서 왔기 때문에 사례가 매우 많다. 예를 들어 ‘애인(愛人)’이라는 단어가 한국에서는 ‘애정관계가 있지만 결혼하지 않은 남녀'이지만, 중국에서는 ‘남편 또는 처’인 것처럼 한·중 양국에서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어휘가 많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 글에서는 소비자와 시장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용례 중심으로 몇개만 골라서 본다.

한국 시장에서의 ‘편의(便宜)점’은 영어 ‘컨비니언스 스토어’를 번역한 것이다. 여기서 한국어 ‘편의’의 뜻은 ‘형편이나 조건이 편리하고 좋다'로 영어의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에서 같은 단어 ‘편의(便宜)’는 한국어와 비슷하게 ‘편리(便利)’의 뜻도 일부 있지만, 그 보다 중국 소비자에게 ‘편의(便宜)’는 ‘저렴하다, 싸다’의 의미가 더 일반적이다. 그래서 중국에서 ‘호점(好占) 편의(便宜)’라고 하면 ‘공짜를 좋아한다'는 뜻이 된다. 물론 ‘편의(便宜)’ 단어의 경우에는 두가지 다른 뜻일 때 서로다른 성조와 발음이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금세 쉽게 알아챈다.

이런 까닭들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편의점은 편의(便宜)점이 아니라 ‘편리(便利)점’이라 쓴다. 중국에 진출한 편의점 ‘패밀리 마트’는 중국어로 ‘온가족(全家∙전가) 편리점(便利店)’이다. ‘세븐 일레븐'은 ‘칠 십일(七 十一) 편리점(便利店)’이다.

중국 소비자에게 ‘편의(便宜)’는 ‘저렴하다, 싸다’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 중국 시장에서 편의점은 편의(便宜)점이 아니라 ‘편리(便利)점’이라 쓴다. 중국에 진출한 편의점 ‘패밀리 마트’는 중국어로 ‘온가족(全家∙전가) 편리점(便利店)’이다.
중국어의 ‘편리(便利)’와 비슷한 말에 ‘방편(方便)’이 있다. 한국어에도 ‘방편’이라는 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어의 ‘방편(方便)’은 ‘편리하고 쉬운 수단'으로 ‘수단'에 방점이 찍혀 있다. 중국인들은 ‘인스턴트’ 식품을 말할 때 ‘편리(便利)’ 대신에 ‘방편(方便)’ 단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인스턴트 라면, 즉 봉지 라면과 용기면’은 ‘편리면(便利面)’이 아니고 ‘방편면(方便面)’이다. 한편 중국인들은 자기들의 음식인 라몐(拉面)을 중국 화교들이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길거리 음식 라멘(ラーメン)으로 팔기 시작했고, 1950년대에 ‘인스턴트 라면(방편면)’을 최초로 생산한 일본 닛신 식품(日清食品)의 창업자 안도(安藤)모모후쿠(百福)도 사실은 중국화교 오백복(吴百福)이라는 점을 매우 강조한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원래 라면을 중화소바(中華そば)라고 불렀다는 점도 잊지 않는다.

한국 학생에게 ‘적분(積分)‘은 미분, 적분할 때의 ‘수학 용어’이다. 중국 학생에게 ‘적분(积分∙積分)’은 머리 아픈 수학 용어일 수도 있으면서, 평소 소비 생활에서 챙기는 ‘포인트'의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된다. 중국 소비자들이 경품, 포인트 등의 프로모션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에 ‘적분(积分)’을 활용한다. ‘포인트 카드’는 ‘적분카(积分卡)’라고 한다. 한편 사이트나 앱에 등록된 회원이 ‘로그인’하는 것을 ‘등록(登录)’이라고 하고, 처음에 ‘회원 등록’하는 것은 ‘등록’이 아니라 ‘주책(注册)’이다.

한국 사람에게 ‘항목(項目)’은 ‘법률, 규정이나 계획의 조목’이다. 중국에서는 ‘항목(项目)’이라는 말이 마케팅에 매우 자주 등장한다. 중국 마케팅에서 ‘항목(项目)’이라는 단어는 ‘프로젝트’라고 이해하면 쉽다. 중국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항목(项目)’은 아파트 광고에 나온다. 작은 아파트 몇동을 건설하여 분양하는 것도 ‘항목(项目)’이고,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것도 ‘항목(项目)’이고, 크게는 신도시를 구상하고 계획하여 종합적 건설을 하는 것도 ‘항목(项目)’이다. 돈이 많이 생긴 중국인들에게 캐나다, 영국, 호주, 미국 등지의 부동산을 판매하는 경우도 ‘항목(项目)’이 된다.

한국 학생에게 ‘적분(積分)‘은 미분, 적분할 때의 ‘수학 용어’이다. 중국 학생에게 ‘적분(积分∙積分)’은 머리 아픈 수학 용어일 수도 있으면서, 평소 소비 생활에서 챙기는 ‘포인트'의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된다. 중국 소비자들이 경품, 포인트 등의 프로모션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에 ‘적분(积分)’을 활용한다. ‘포인트 카드’는 ‘적분카(积分卡)’이다. 위 그림의 포인트카드에는 ‘VIP 회원(会员) 포인트(积分∙적분) 현금교환(兑换∙태환)’이라고 적혀 있다.
한국에서 ‘문명(文明)’이라는 말의 의미는 ‘인류가 이룩한 물질적∙기술적 발전과 사회’, 그리고 그것에 더하여 ‘인류가 이룩한 정신적∙지적 발전과 사회’의 두가지를 아우르는 것이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 ‘문명(文明)’과 ‘문화(文化)’가 비슷한 말로 쓰일 때가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물질적∙기술적’인 것은 ‘문명(文明)’으로, ‘정신적∙지적’인 것은 ‘문화(文化)’로 나누어 사용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도 ‘문명(文明)’과 ‘문화(文化)’의 기본적 의미는 한국과 큰 틀에서 많이 다르지 않다. 그런데 중국에서 ‘문명(文明)’이라는 말의 실제 쓰임새는 한국보다 넓다. 중국인들의 언어생활에서 ‘문명(文明)’이라는 단어는 생활속의 ‘공중도덕, 에티켓, 예절, 청결, 세련, 질서’ 등을 상징하는 말로 더 많이 쓰인다.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관광, 여행 광고에 ‘문명(文明)’ 단어가 자주 나온다. 국내외 관광지 특히 해외에 나가서 ‘문명(文明)의 행동을 하고’, ‘문명(文明)의 언행을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공익광고에도 ‘문명(文明)’은 많이 등장한다. ‘인민 각자 문명(文明)인, 문명(文明)가정이 되면 문명(文明)사회가 이룩된다’는 등이다.

‘명백(明白)’이라는 말도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공통적으로 ‘분명하고 명확함’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중국인들의 실제 언어생활에서 ‘명백(明白)’이라는 단어는 ‘알아 들었다, 이해했다'의 동사 용법으로 더 많이 쓰인다. 그래서 이 말은 중국에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약관, 진술서, 반성문 같은 서류에 자주 등장한다.

한국 사람에게 ‘항목(項目)’은 ‘법률, 규정이나 계획의 조목’이다. 중국에서는 ‘항목(项目)’이라는 말이 마케팅에 매우 자주 등장한다. 중국 마케팅에서 ‘항목(项目)’이라는 단어는 ‘프로젝트’라고 이해하면 쉽다. 중국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항목(项目)’은 아파트 광고에 나온다. 작은 아파트 몇동을 건설하여 분양하는 것도 ‘항목(项目)’이고,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것도 ‘항목(项目)’이고, 신도시를 구상하고 계획하여 종합적 건설을 하는 것도 ‘항목(项目)’이다. 돈이 많이 생긴 중국인들에게 캐나다, 영국, 호주, 미국 등지의 부동산을 판매하는 경우도 ‘항목(项目)’이 된다. 위 사진은 아파트 ‘항목(项目)’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주요장소에 팝업스토어 형식의 소형 견본주택을 설치한 모습.
한국과 중국에서 같은 단어가 긍정적인 표현과 부정적인 표현으로 갈리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 ‘과분(過分)’은 ‘분수에 넘친다’는 뜻으로 ‘과분한 대접’ 등 주로 긍정적인 표현에 쓰인다. 반면에 중국에서 ‘과분(过分∙過分)’은 ‘하는 짓이 도가 지나치다(过分)’같이 부정적인 표현에 주로 사용된다.

한국에서 ‘억울(抑鬱)’은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아 답답함’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억울(抑郁∙抑鬱)’은 ‘우울’을 뜻한다. 그래서 중국 약국에 ‘억울증약(抑郁症药)’이 있다. 우울증(忧郁症)이라는 단어도 같이 쓰인다.

한국과 중국에서 ‘말’의 뉘앙스가 다소 다른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 ‘초빙(招聘)’은 인재를 어느정도 높은 직위에 임용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초빙(招聘)’은 말단 직원 뽑을 때부터 웬만한 채용, 구인 광고에서 두루 쓰는 단어이다.

◆ 필자 오강돈은...
《중국시장과 소비자》(쌤앤파커스, 2013) 저자. (주)제일기획에 입사하여 하이트맥주∙GM∙CJ의 국내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등 다수의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이후 디자인기업∙IT투자기업 경영을 거쳐 제일기획에 재입사하여 삼성휴대폰 글로벌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 등을 집행했고, 상하이∙키예프 법인장을 지냈다. 화장품기업의 중국 생산 거점을 만들고 사업을 총괄했다. 한중마케팅(주)를 창립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졸업, 노스웨스턴대 연수, 상하이외대 매체전파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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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3, 2020 at 08: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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