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21세기의 원년인 2001년 출생한 사람이 성년이 되는 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경제와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 해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치러졌다. 혼란과 불안의 정서가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나라 곳곳에서는 옛 건물이 허물어지는 동시에 새로운 도시가 계획되고, 새 철길과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오늘 우리가 사는 모습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창간 10주년을 맞은 조선비즈가 2020년의 대한민국 모습을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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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한껏 젖혀 올려다봐도 꼭대기가 잘 보이지 않는 신축 건물. 상가층은 분양을 시작하지 않아 아직 썰렁하지만, 아파트층은 3분의 2 가까이 입주를 마친 상태다. 집안으로 들어서면 창밖으로 푸른 바다와 해수욕장 풍경이 펼쳐지는 초고층 주상복합, 부산 해운대 엘시티의 2020년 6월 현재 모습이다.
◇ 40층·80층·100층···부산 스카이라인 높이는 고층 신도시들
KTX부산역에서 내려 자동차로 30여분. 부산역 근처 구도심에서 멀어질수록 점차 시야에 들어오는 건물 높이가 높아진다. 해운대구로 들어서면 마천루와 대교가 어우러져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홍콩을 연상시키는 전경이 펼쳐진다. 신도시와 이곳을 채운 고층 건물들이 부산의 스카이라인을 바꾼 덕분이다.
새로 등장한 부산의 얼굴은 2019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다. 호텔 등 상업시설 중심인 랜드마크타워와 아파트인 ‘엘시티 더샵’ 2개동 등 총 3개동으로 구성됐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엘시티 랜드마크타워는 101층(411m)으로, 부산에서 유일하게 100층 이상인 건물이다. 최고 85층인 엘시티 더샵 아파트는 국내 주거용 건물들 중에서 가장 높다.

마린시티 부지는 본래 바다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요트 경기장을 짓기 위해 수영만 인근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땅이다. 이후 대우그룹이 이곳에 초고층 건물을 지으려 했지만,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사업 계획도 백지가 됐다.
20년 가까이 놀리던 땅에 변화가 생긴 건 2000년대 초반이다. 관광호텔용으로만 보던 이 지역을 고급 주거지역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진 것. 2001년 입주한 ‘현대 카멜리아’를 시작으로 ‘해운대 현대 하이페리온’, ‘더샵 아델리스’ 등 30~40층대 고층 아파트와 주상복합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2020년 현재 마린시티 일대는 부산의 동별 소득순위 1위인 부촌으로 자리매김했다.

1995년 건설사업을 추진했다가 외환위기로 좌초됐던 부산국제종합전시장 벡스코(BEXCO)가 2001년 개관했고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관리위원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의전당 등이 센텀시티로 이전했다. 백화점 중에서 세계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도 들어섰다. 애초 산업지구로 계획한 지역답게 센텀시티에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처럼 중소형 지식기반 기업들이 대거 입주하기도 했다.
박람회장인 벡스코와 센텀시티 쇼핑가는 부산이 여름 한철 관광지에서 사계절 내내 비즈니스 수요와 관광객이 찾는 도시로 도약하는데도 보탬이 됐다. 이같은 인식의 변화는 부산에 마천루를 건설하는 사업의 전망을 개선하는 순환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 한국전쟁이 만든 부산 구도심, 재개발사업 시동
부산 구도심으로 돌아가면 저층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선 노후한 주거 구역이 신축 건물들 사이에 혼재된 풍경이 쉽게 보인다. 부산 자체가 도시계획이 미비한 상태에서 급성장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2020년 6월 현재 부산에는 168개 주택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소규모 재건축 포함)이 정비구역지정 이후 단계를 밟고 있다. 동구·남구·북구·영도구·동래구·사하구 등 구도심 전역에 걸쳐 15~49층짜리 고층 주택들이 새로 지어지는 것. 부산진구 시민공원주변재정비촉진지구의 경우 최고 60층 주택이 들어설 계획이다. 현재 가구수를 확정한 단지만 합산해도 약 6만5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 항구도시 부산의 재도약,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
부산시 구도심의 중심인 KTX부산역에서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인 부산항 일대는 2020년 6월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펜스로 둘러싸인 공사장으로 레미콘이며 건설장비가 쉴새 없이 드나들고 있다. 부산시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부산 북항(부산 구항) 재개발 사업지다.

1990년대부터 거론됐던 북항 재개발 사업이 2020년 현재도 끝나지 않은 데는 경제적인 문제가 컸다. 1997년 닥친 외환위기와 부산의 경기 침체로 좀처럼 사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재개발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가까스로 사업을 추진하려던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표류하던 사업에 다시 탄력이 붙은 시기는 2010년대 들어서다. 부지조성공사를 시작했고 관광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국제여객터미널 건립도 첫삽을 떴다. 부산 북항 부두를 간척해 조성한 부지는 민간 사업자에 매각해 사업비에 보탰다.

1단계 재개발 사업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부산시는 다음 단계에 착수했다. 북항 자성대부두 등을 재개발하는 2단계 사업이다. 2020년 5월 사업시행자로 부산항만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LH)·부산도시공사(BMC)·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구성된 공공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June 16,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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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여기, 타임캡슐에 담다] ⑩난개발의 대명사에서 스카이라인 뽐내는 도시로. 부산은 다시 뛴다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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