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대가야의 제의시설을 경북 ‘고령 연조리 고분군(제1·2호분) 발굴조사’에서 발견했다. 대가야를 포함한 가야문화권에서 처음 확인된 제의시설로 문헌에 기록되지 않은 대가야국의 국가제사의 존재를 실증적으로 증명해 주는 중요 자료”라고 15일 발표했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이 현장 발굴 조사를 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제의시설은 외곽에 돌을 쌓고 안쪽에는 흙을 채워 만든 토석제단(土石祭壇)의 구조로 아랫단은 원형, 윗단은 정사각형(정방형)의 형태다. 남아있는 시설의 전체 규모는 지름 10m, 높이 1~1.4m 정도로, 아랫단은 지름 10m 정도의 평면 원형으로 북쪽과 서쪽의 일부만 비교적 큰 깬 돌(할석)을 바깥으로 면을 맞추어 안정되게 남아 있다”고 했다.
토석제단은 내방외원(內方外圓) 형태인데, 문화재청은 “기본적으로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남)의 우주관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연조리 발굴조사에서 기존 고분으로 알려진 제1호분이 고분이 아니라 제의시설이란 걸 확인했다고 한다. 문화재청은 “대가야의 국가제사에 대한 직접적인 기록은 없으나 <삼국사기>에 기록된 신라의 국가제사에 대한 기록과 큰 행사에 소를 잡아 제사를 지냈다는 신라비(新羅碑) 기록으로 볼 때 대가야에서도 국가 또는 세력집단의 제사가 있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출토된 유물의 특징과 속성으로 보아 6세기 전엽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토석제단을 파괴하고 조성된 6세기 후엽으로 추정되는 석실의 존재로 보아 신라의 (대가야) 병합 후 그 기능이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윗단의 북쪽 기단부 아래에는 사각의 구덩이(수혈) 1기도 확인했다. 내부에는 목탄과 소토(燒土, 태운 흙)를 포함한 점토가 채워져 있었다고 한다. 목탄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서기 400~440년 사이, 즉 5세기 전엽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문화재청은 “이 구덩이는 상부에 조성된 토석제단 설치 이전에 사용되던 비슷한 성격의 제의시설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했다.
고령군 대가야읍 중화리 산 7-11번지 일대 주산성 구역에 든 연조리 고분군은 5~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의 하위 고분군으로, 봉토분 65기와 300여 기의 석곽묘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대가야 왕도의 중심고분군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과 관련된 제사시설로 추정되는 지점도 확인됐다. 대가야 국가제사의 실체를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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