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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선물하고 성폭행' 영화감독 고소인 '녹취록 증거 제출' - 이데일리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유명 영화감독으로부터 과거 성폭행을 당했다며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제기한 여성이 경찰에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2일 연합뉴스는 해당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고소인 A씨는 지난 7월 감독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분명히 그 호텔에서 제 팔을 잡아끌고 침대로 저를 데리고 간 것, 그 성폭행 부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B씨는 “저는 왜 반대로 기억하고 있나”며 “(호텔방에서) 혼자 자고 있는데 A씨가 들어온 걸로 기억하는 건, 그럼 가짜를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A씨는 “이 이야기(성폭행)를 전화로 할 수 없고,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다. B씨는 “지금 이동 중이니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성폭력 관련해서는 A씨도 잘 아시지만, 민감하잖아요”라며 “하루아침에 기사가 나오는 순간 저는 박원순이나, 말씀하신 김기덕이나 이런 사람이 되겠죠, 그렇죠”라고 말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이 같은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A씨 측은 “B씨는 통화에서 간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A씨가 B씨 방에 찾아왔다는 거짓 변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화감독 B씨는 녹취록 대화에 대해 “사람을 만나려 이동하는 와중에 경황 없이 전화를 받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무방비 상태에서 18년 만에 전화를 받았고, 사과하라는 말에 대응하다 보니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고소장과 녹취록 내용을 검토한 후 이들을 차례로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여성 A씨는 최근 강간치상 혐의로 남성 영화감독 B씨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소했다.

외국에서 사업을 하던 A씨는 2003년 10월께 현지를 찾은 B 감독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고,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했다.

A씨는 이 자리에서 B씨가 속옷을 선물했고, 이후 B씨가 투숙한 호텔로 함께 이동했다가 지인들이 잠든 후 B씨가 A씨를 방으로 따로 불러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께 국내 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미투’ 운동을 접한 뒤 피해 기억에 시달리며 정신과 치료를 받다 올 초 귀국해 B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지 못하자 고소하게 됐다고 했다.

감독 B씨는 조만간 A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무고 등 혐의로 맞고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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