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있는 사진 속 연구원들은 실험실에서 커피를 만들고 직접 내려먹습니다. 커피콩을 볶는 것 뿐만 아니라 커피를 직접 만든다는 겁니다. 그것도 실험실에서….
커피나무 잎에서 세포 샘플을 채취해서 배양과정을 거쳐 만든다는데요. 이 실험실 커피는 어떤 맛일까요?
연구원들은 우리가 지금 마시는 자연에서 재배된 커피와 비슷한 맛과 향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는 곳은 북유럽 최대 기술연구소인 핀란드의 VTT(국가기술연구소)입니다.
네덜란드 개발도상국수입촉진센터(CBI)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핀란드입니다. 그런 배경에서인지 VTT가 배양 커피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VTT의 한 연구원은 물론 맛이 100% 커피와 같지 않고 여러 가지 커피를 섞은 맛이지만 로스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과일 맛이나 단맛, 신맛, 그리고 쓴맛 등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연구가 계속돼야겠지만 지금까지 봤을 땐 열을 더 가하거나 볶는 시간을 늘리면 쓴맛과 커피 향이 강해져 개성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커피의 장점, 색다른 것만이 아닌데요.
연구원들에 따르면, 세포를 배양해 커피를 만드는 과정은 완전히 봉쇄되고 폐쇄된 시스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오염이 없고 자연 재배 과정에서 쓰는 살충제가 필요 없습니다. 완전히 환경친화적이라는 얘기겠지요.
더구나 필요한 비료의 양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자연 재배를 할 경우 땅에 비료가 흡수되는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세포 배양으로는 이런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커피는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아 재료도 더 일관성 있고, 더 나아가 현지에서 커피를 생산할 수 있어서 운송 사항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험실 커피가 기후변화를 극복해 낼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 화두중의 하나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입니다.
지속가능하고 사회적으로도 유익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현대인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커피가 기후변화 때문에 멸종될 수 있다는 얘기를 아십니까?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예민한 작물인 커피가 잘 자라는 곳은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베트남 등의 지역입니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 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불규칙한 강우량과 가뭄이 잦아져 이 지역들의 커피재배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국제열대농업센터(CIAT)는 '기후변화: 로스팅 위기에 처한 아라비카 커피 (Climate Change: Arabica coffee faces a roasting)’라는 블로그를 통해 세계적으로 커피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 2050년에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호주 기후학회(TCI)는 연구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2080년에는 사실상 커피가 멸종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커피산업 지속을 위해 이런 노력도...
기후변화로 인해 커피 재배 지형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국제커피협회의 ‘2018 세계 커피 생산량’에 따르면 브라질은 전체 커피 생산량의 36%를 차지하는 나라로, 세계 1위 커피 생산국입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해 브라질에서 가뭄과 한파가 이어져 커피 수확량이 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브라질 수출업체 국스페는 내년 커피 수확량이 약 450만 자루 줄어든 7,000만 자루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커피 재배를 시도하기 시작한 지역들이 있습니다.
먼저 주요 커피 소비국 중 하나인 미국은 지금까지 원두 생산을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9월 22일 ‘일어나서 미국에서 만들어진 커피의 향을 맡아봐라 (Wake up and smell the coffee... made in the United States)’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원두 생산량 가운데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01%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선 기온이 상승하면서 커피를 재배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농부 데이비드 암스트롱은(David Armstrong) 열대작물인 커피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랄 환경이 됐다며 커피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플로리다주 또한 지난해 7월 평균 기온이 28.3도까지 올라가 커피 재배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잘 견딜 수 있는 품종도 발견돼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시에라리온 공동연구진은 ‘네이처 플랜트(Nature Plants)’라는 논문에서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스테노필라'라는 커피나무가 발견됐다고 전했습니다. 아론 데이비스(Aaron Davis) 박사에 따르면, 스테노필라 커피나무는 기존 커피나무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잘 자라고 맛은 아라비카 커피와 비슷합니다.
스테노필라는 원래 19세기에 처음 발견됐고 주로 프랑스로 수출돼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커피 종에 비해 긴 재배 기간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도태돼 어느새 자취를 감췄는데요.
하지만 연구진들이 2018년 시에라리온에서 이 나무를 다시 발견했고, 작년 ‘프랑스농업연구국제협력센터’에서 열린 커피 평가회에서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평가 결과, 커피 전문가의 81%가 스테노필라 커피를 마시고 아라비카라고 답하는 등 대체로 독특하고 새로운 맛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연구진들은 스테노필라 커피나무가 기후변화로 인한 커피 생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커피 시장 규모…3년 뒤 600조 원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들고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잔씩 꼭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커피 시장 규모는 약 550조 원인데, 2024년이 되면 600조 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는 2018년 기준 성인 1인당 매년 353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 132잔보다 3배 가까이 많은데요. 국내 커피시장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2016년 5.9조 원이던 시장 규모는 2018년에는 6.8조 원으로 증가했고, 2023년에는 8.6조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습니다.
이처럼 커피 소비량은 매해 늘고 있지만,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커피 수확량이 준다는 것입니다. 커피에 대한 높은 수요를 만족시키려면 커피 재배 면적을 늘려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산림 벌채를 해야 합니다.
가뜩이나 지구에서 녹색 환경이 줄고 있는데 안될 말이겠지요. 실험실 세포 배양 커피가 대안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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