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형태 결정하는 유전자 32개 무더기 발견
이종교배 통해 데니소바인 입술 유전자 받아
이종교배 통해 데니소바인 입술 유전자 받아
중앙아시아에 살았던 고대인류 데니소바인의 입술 모양 유전자가 오늘날 남미 사람들한테서도 발견됐다. UCL 제공
DNA 분석을 토대로 형상화한 데니소바인 여성의 얼굴. 네이처(2019)
중앙아시아 추운 기후에서 체지방 분산 역할한 듯 카우스투브 아드히카리 UCL 교수(유전학 및 진화환경학)는 "우리가 확인한 얼굴 형태 유전자는 고대 인류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 진화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데니소바인이 갖고 있던 입술 형태를 결정하는 유전자는 중앙아시아의 추운 기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체지방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현생인류와 이종교배하면서 이 유전자가 고스란히 현대 인류에게까지 전달된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논문 공동 제1저자인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의 피에르 포 박사는 "고대 인류에게서 유래한 유전자가 현대 인류의 얼굴 형태와 관련돼 있음을 밝혀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런 연구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현대 유럽인한테는 데니소바인 유전자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번 발견은 연구 대상을 유럽을 넘어 다른 지역에까지 확장했기에 가능했다.
코 모양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VPS13B'는 마우스를 비롯한 다른 동물에서도 발견된다. 픽사베이
생쥐에서도 발견된 코 모양 유전자...광범위한 유전 기반 공유 증거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또 다른 유전자 `VPS13B'은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의 얼굴 형태 진화를 이해하는 데 시사점을 준다. 뾰족한 코 모양에 관여하는 이 유전자는 생쥐에서도 발견된다. 이는 종간 간격이 큰 포유 동물들 사이에서도 광범위하게 공유하는 유전적 기반이 있음을 가리킨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 유전자가 코 모양을 결정하는 유일하거나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며, 다른 유전자들도 있고 환경 요인들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UCL 연구진은 2016년 코 모양을 결정하는 유전자 4개를 발견했을 당시 "코의 모양은 환경을 반영해 진화한다"며 예컨대 유럽인의 뾰족한 코는 춥고 건조한 기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특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얼굴 특징의 발달 과정을 더 잘 이해하고, 나아가 얼굴 기형을 유발하는 유전질환을 연구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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