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신당 창당설을 부인했다 - BBC News 코리아

한 시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신당을 창당할 계획이 없다고 플로리다에서 열린 보수 행사에서 말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후임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행한 첫 연설에서 트럼프는 2024년 다시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의 정책이 “’미국 우선’에서 ‘미국 말단’으로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원에서 열렸던 탄핵 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 등장한 트럼프는 그가 여전히 공화당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CPAC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매우 트럼프에게 우호적이었다. 텍사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와 트럼프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같은 트럼프 충성파 인사들이 연사에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 차단된 상태다. 지난 1월 미국 의사당 폭동 사태에 대한 그의 반응 때문이었다.

트럼프는 백악관을 떠난 이후 줄곧 마라라고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머무르고 있다.

트럼프는 뭐라고 말했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야트 리젠시 호텔에 마련된 연단에 한 시간 이상 늦게 등장했지만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관중의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그는 “4년 전 우리가 함께 시작한 멋진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선언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는 미래에 대해서, 우리 운동의 미래, 우리 당의 미래,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의 미래에 대해 말하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가 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 “가짜 뉴스”라며 “신당을 창당해서 표를 분산시켜 영원히 이길 수 없게 하자니 대단한 생각 아닌가?”라며 일축했다.

작년 11월의 대선에서 패배하고 지난 1월 폭동 사태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매우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46%는 그가 공화당을 떠나 신당을 창당하면 신당에 투표를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CPAC 연설에서 자신이 선거 부정으로 인해 지난 11월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잘못된 주장을 되풀이했으며 “이번에 백악관을 내주긴 했지만 혹시 모를 일이다. 내가 세 번째 대선에 나가 혼쭐을 내줄 수도 있지 않은가”라며2024년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새 행정부가 자신의 이민 및 국경 보안에 대한 강경노선을 뒤집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트럼프가 바이든 시대의 새로운 노선을 모색하다

분석: 앤서니 저커, 북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가 돌아왔다. 한 달 가량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던 전직 대통령은 정치적 재기를 시도하는 자리로 친숙한 CPAC의 행사장을 골랐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반응으로 볼 때, 재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다. 대선에서 패배하고 의사당 폭동 사태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대한 지지자들의 열기는 결코 시들지 않았다.

그래서 트럼프가 2024년 대선의 킹메이커로, 혹은 대권 주자로 공화당을 계속 이끌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을 때 청중들은 목소리를 높여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 차기 대선주자의 자리를 노리는 이들에게도 어느 정도 기회는 엿보였다. 트럼프의 연설은 그의 기준에서도 신통치 않았다. 그간 자리를 비웠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CPAC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시절의 정책이 많은 지지를 얻고 있고 있지만 그 중 절반을 약간 상회한 정도만 2024년에도 트럼프가 출마할 경우 그를 찍겠다고 답했다. 상당한 우위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도전을 불허할 정도는 아니다.

공화당에 대한 트럼프의 영향력은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영향력이 차기 대선주자 지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트럼프는 다시 이를 쟁취해야 할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재임 기간동안 대체로 그에게 충실했으나 지난달 하원에서는 10명이 트럼프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상원에서는 7명이 트럼프가 유죄라는 데 표를 던졌다. 트럼프 탄핵안에 대한 상원의 표결은 57:43로 유죄가 더 많이 나왔으나 3분의 2를 넘지는 못해 탄핵이 인용되진 못했다.

상원의 공화당 고위인사인 미치 맥코널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부결되자 그에게 1월의 의사당 폭동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자 맥코널 의원을 두고 “음침하고 무뚝뚝한 정치꾼”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