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세뱃돈·배달 쿠폰 선물도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 스위트룸 1490호.14평(46㎡)의 아늑한 호텔 방에 들어가니 전기 벽난로가 눈에 띈다. 불을 피워놓고 ‘불멍(불 보며 멍 때리기)’을 시작했다. 모닥불과 자작나무가 타들어가는 영상이 꽤 실감났다. 유튜브에서 ASMR(뇌를 자극해 심리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을 틀어놓고, 타닥타닥 소리내며 타들어가는 모닥불을 바라보니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졌다. 벽난로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이 더해지자 몸이 노곤해져 스르르 눈이 감겼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코로나 특화 상품 ‘불멍 패키지’ 이야기다. 서울 특급 호텔에서 광화문·덕수궁·시청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넋 놓고 쉴 수 있는 이 패키지는 하룻밤에 38만원부터 시작되는 비싼 가격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불멍’과 함께 와인 룸서비스와 클럽 라운지에서 호텔 셰프가 만든 요리를 즐길 수 있는데, 일반 객실보다 예약률이 2배가 넘는다고 한다. 더플라자 관계자는 "호텔 객실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캠핑하는 기분을 낼 수 있어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며 "전기 벽난로라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없다"고 했다.
롯데시티호텔은 마포·김포·제주·대전·구로·명동점에서 객실 1박에 배달의민족 1만원 쿠폰을 제공하는 패키지를 선보였다. 모바일앱 사용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를 잡기 위해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롯데시티호텔은 비즈니스호텔이라 룸서비스가 따로 없어 투숙객들이 음식 배달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특히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밤 9시 이후 식당 영업이 금지되면서 배달앱 쿠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4인용 와규 소고기 선물세트를 포함한 ‘뉴이어 해피 패밀리 타임’ 패키지를 판매한다. 명절 선물세트를 재구성한 것으로 호주산 와규 꽃등심과 채끝 등심을 호텔 셰프가 손질해 나눠 담았다. 이 호텔은 1년 간의 리뉴얼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재개장했으나, 코로나19로 주 고객인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투숙객이 감소했다. 이에 내국인이 관심 가질만한 소고기 선물세트를 패키지로 내놨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집콕족이 좋아하는 게임인 닌텐도 스위치가 포함된 패키지를 선보였다. 슈퍼마리오 파티·마리오 카트8 디럭스 등 인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에서 빠질 수 없는 간식도 준비했다. 파라다이스시티 1층 가든카페의 쿠키·파운드케이크·크림치즈케이크·음료로 구성된 시그니처 베이커리 박스를 객실에서 맛볼 수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주로 호텔 주변에서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패키지를 선보였다면 코로나19 시대에는 안전하게 ‘호텔콕’하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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