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군대 동원해 수개월 감금… 방역 실패를 국민 탓으로 돌려
NY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당국은 코로나 확진자와 유증상자를 "생물 테러리스트"로 지칭하고 "모든 이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니 발견 즉시 신고하라"고 지시했다. 코로나 확진자를 죄인 취급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신고 의무까지 부과한 것이다.
특히 다른 국가에서 일하다 모국으로 귀국하는 10만여명이 표적이 되고 있다. 이들은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귀국 즉시 군대와 경찰에 의해 강제로 '격리 센터'에 감금된다. 수많은 사람과 함께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생활해야 하고, 물·음식·마스크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다고 한다. 격리 기간도 제대로 정해지지 않아 길게는 수개월간 감금돼 있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콜롬비아에서 모국 베네수엘라로 돌아온 직후부터 격리센터에 70일간 갇혀 있었다는 한 간호사는 "그들은 우리가 전염됐다며, 나라를 감염시키기 때문에 유죄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항의해 체포되는 사례도 많다. 베네수엘라 의사협회에 따르면 최소 12명의 의사·간호사가 코로나에 대한 공개 발언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한 의사는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 사망자 수보다 실제 사망자 수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폭로했다가 콜롬비아로 망명했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국민은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도 병원에 가지 않고 오히려 음지로 숨어들고 있다고 한다. 베네수엘라 보건 당국은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를 공개하지 않는다.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일 베네수엘라의 신규 확진자는 895명, 누적 확진자는 3만5000여명이다. 하지만 실제 확진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베네수엘라 야당의 세르지오 이달고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를 범죄로 취급하는 곳은 베네수엘라 단 한 곳뿐일 것"이라고 했다.
August 22,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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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서 코로나 걸리면 '테러범' 취급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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