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상반기 라면시장 1조1300억 사상 최대, 온라인 매출 2배↑
신라면, 짜파게티 등 두 자릿수 성장…집콕 확산에 봉지라면 인기
뉴욕타임즈, 세계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신라면 블랙' 꼽아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라면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거리두기로 집에서 지내는 ‘집콕’ 생활이 트렌드가 되면서 라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 특히 세계적으로 농심의 신라면 인기가 고공행진하면서 K푸드(식품 한류)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22일 농심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라면시장 트렌드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라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라면시장은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은 전년 대비 7.2%가 늘어난 약 1조1300억원 규모를 보이며, 반기 실적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2조원대에서 횡보하는 라면시장에서 이 같은 반짝 성장은 ‘위기에 강한 식품’ 이라는 라면의 특징을 또 한 번 증명했다.
또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확산하면서 온라인에서 라면을 주문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라면은 제품 특성상 주로 대형마트나 집 근처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장보기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농심의 온라인 라면 판매도 증가했다.
농심은 자체 출고데이터 기준, 올해 상반기 국내 라면매출 중 온라인 채널에 판매한 매출은 약 4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셜커머스에서부터 오픈마켓까지 국내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 골고루 매출이 늘었다.
봉지라면의 인기도 높았다. 재택근무, 개학연기 등 거리두기로 야외활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올해 상반기 라면시장 용기면 매출 비중은 34.3%로 떨어졌다. 반면 소비는 봉지면으로 집중됐다. 봉지면은 용기면 대비 저렴한 가격에 양이 많고, 집에서 한끼 식사 대용으로 끓여 먹을 수 있어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찾는 비상식량으로 평가받는다.
농심 관계자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에 늘어나면서 이른바 집쿡(집에서 요리)이 일상화됐고, 라면도 간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식사나 요리개념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말했다.
역시 신라면…미국도, 한국도 1위 라면
신라면이 스테디셀러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2조원대에 정체된 국내 라면시장이 코로나19를 만나면서 특수를 누렸고, 대부분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등 농심 인기제품들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신라면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4% 성장했고, 짜파게티는 23.2%, 안성탕면은 34.9%, 얼큰한 너구리는 28.4%의 성장률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유통채널에서도 가장 잘 팔리고 회전율이 좋은 신라면을 최우선으로 주문했다” 며 “농심은 국내 5개 라면공장을 풀가동하고 생산품목을 조정하면서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고 말했다.
신라면 미국 시장에서도 K푸드로서의 진가를 보였다. 뉴욕타임즈는 신라면블랙을 ‘신라면의 프리미엄 버전’으로 소개하면서 설렁탕 후첨양념이 들어간 진한 소고기 육수와 적절한 매콤함, 슬라이스 마늘과 큼지막한 버섯 조각, 쫄깃한 면발이 주는 훌륭한 식감의 조합을 매력으로 평가했다.
이번 평가는 뉴욕타임즈 와이어커터팀이 셰프, 작가, 평론가 등 7명의 음식 전문가들로부터 각각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라면을 추천받았고, 최종 선정된 11개 라면을 시식해 매긴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했다. 이들이 꼽은 베스트11 라면에는 한국 라면 4개, 일본 라면 6개, 싱가포르 라면 1개가 포함됐다.
신라면블랙에 이어 농심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3위), 신라면건면(6위), 신라면사발(8위)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눈길을 끌었다. 전체 11개 제품 중 농심 브랜드 4개가 한국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랭킹에 오르며 한국 라면의 자존심을 세웠다.
‘짜파구리’는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으로 유명해진 라면으로 짜장의 단맛과 매콤한 해물맛이 균형을 이룬다고 평가했고, ‘신라면건면’은 열풍건조된 건면이 다른 제품 대비 쫄깃하고 건강한 맛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파는 사발면 형태(Bowl)의 ‘신라면사발’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신라면의 용기면으로 전자레인지 조리라 간편하고 얇은 면발과 매콤한 국물이 인상적이라고 언급했다.
농심 관계자는 “전 세계 라면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 농심 브랜드의 좋은 평가는 곧 한국 라면의 위상과도 연결된다”며 “경쟁 우위의 맛과 품질, 생산시스템을 자랑하는 농심의 해외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K푸드의 인기를 지속해서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농심이 해외에 처음 수출한 시기는 1971년. 당시 농심은 국내 인기 라면인 소고기라면을 미국에 수출했고 주로 한인 시장에 타깃을 맞췄다. 10여년간 꾸준한 시장을 개척해 1980년대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 농심의 주요 브랜드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1984년 샌프란시스코에 영업사무소를 만들었으며, 1994년에는 농심의 첫 해외 법인인 미국 법인(LA)을 설립했다.
농심이 미국 시장에 법인을 세우고 24년만에 주류 시장(메인스트림) 매출이 아시안 시장을 앞질렀다. 작년엔 주류 시장 점유율이 62%로 아시안 시장(38%)을 압도했다. 월마트 등 현지 대형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주류 시장 공략의 기폭제가 된 것은 바로 월마트와의 거래다. 신라면이 월마트에 처음 판매된 시기는 2013년. 당시 7개 매장에서 테스트 판매를 시작한 것이 월마트 거래의 시초였다.
농심 관계자는 “월마트는 제품에 대한 검증이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테스트 판매에서 실패하면 영원히 입점할 수 없다”면서 “회사의 경영 상황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세계 수많은 브랜드 중 월마트에 입점되는 제품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농심은 월마트 직거래에 힘입어 2017년에 업계 최초로 미국 전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완료했다. 4000여개의 월마트 대형매장부터 시작해 소도시 중소형 시장까지 제품 입점을 모두 마쳤다.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이 입점된 것은 그만큼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월마트가 미국 전역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 켈로그, 하인즈 등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뿐이다. 신라면은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세계 최고 유통 기업이 선택했다는 점은 신라면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됐다. 이후 신라면은 미 국방부와 국회의사당 등 주요 정부기관 매점에 라면 최초로 입점하는 쾌거도 달성했다.
농심 관계자는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고 10여년 간 서부 및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왔다면, 지금은 동부 대도시를 비롯해 북부 알래스카, 태평양 하와이까지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했다”며 “신라면은 이제 한인 사회를 넘어 미국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사가는 글로벌 제품 대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심은 중국과 미국,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전 세계 약 100여개 국가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신라면은 대표적인 K푸드로 세계에 한국의 매운맛을 전파하고 있으며, 연간 국내외 약 7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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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2, 2020 at 07: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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