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단행된 물가지수 개편 결과 지난달 물가가 당초 측정한 것보다 0.1%포인트 더 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1월 누적 물가도 다소 올랐다. 그동안 물가를 눌러 왔던 고등학교 납입금, 급식비 등이 물가지수 산정 대상에서 빠진 효과다.
통계청은 최근 소비지출 구조를 반영해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품목, 가중치를 개편했다고 22일 밝혔다.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은 끝자리 0, 5년을 기준으로 5년마다 이뤄지고, 끝자리 2, 7년에는 중간 개편 격으로 대상 품목은 그대로 둔 채 가중치만 조정한다. 통계청은 이날 물가지수 개편을 완료하고, 개편 기준연도인 202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이를 소급적용해 물가를 새로 산출했다.
물가지수 반영 품목은 2015년 기준 460개에서 2020년 기준 458개로 2개 줄었다. 물가지수에 반영하는 품목은 매달 평균 256원 이상(월평균 소비지출액의 1만분의 1) 이상인 품목 대상인데, 무상교육 확대로 지출이 사라진 △고등학교 납입금 △학생복 △급식비 △교과서 등이 빠졌다. 대신 △마스크 △식기세척기 △전기차 등이 새로 품목에 포함됐다.
가중치도 다소 바뀌었다. 총지수(1,000)를 기준으로 석유류는 2015년 46.6을 차지했는데, 2017년엔 43.0, 2020년 기준으로는 39.4로 줄어든다. 석유류 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의 3.94%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집세는 2015년 93.2에서 2020년 98.3으로 높아졌는데, 전세(48.9→54.0) 비중은 늘고 월세(44.8→44.3)는 줄었다.
물가지수 개편으로 올해 물가지수는 기존 발표한 것보다 다소 높아졌다. 9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물가는 지수 개편 전 3.7%에서 개편 후 3.8%로 0.1%포인트 올랐다. 마찬가지로 올해 1~11월 물가 누계치도 2.3%에서 2.4%로 상승했다.
지수 하락에 기여했던 무상교육·무상급식 관련 품목이 빠진 것이 물가지수를 올리는 데 기여했다. 고등학교 납입금은 지수 개편 전에는 물가지수를 0.17%포인트 낮춘 효과가 있었는데, 지수 개편으로 이 영향이 사라진 것이다. 반면 새로 물가지수에 편입된 마스크 가격은 지난해 수급 영향으로 급등했던 탓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25.2% 하락했고, 물가지수도 0.06%포인트 낮춘 효과가 있었다.
물가지수 개편을 앞두고 일각에서 집값(자가 주거비)을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실제 지수 개편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자가 주거비 논란은 개편 막바지에 일어나 이번 개편 과정에서 고민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었다”며 “집 자체는 소비지출 대상이 아닌 ‘자본재’로 보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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