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 임기 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올인’한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30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잠시 마주쳐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교황 북한 방문에 관한 대화를 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신이) 어제(29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뵌 것으로 들었다”며 “나도 어제 (교황님을) 뵀는데 한반도 평화를 축원해 주시고, 초청을 받으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계시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각국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 촬영에 앞서 정상 라운지(대기실)에서 대기하던 중 선 채로 2~3분 간 대화를 나눴다. 한·미 정상이 대면한 것은 지난 6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환담 이후 넉 달 여 만이다. 앞서 두 정상은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처음 회담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바티칸 교황궁에서 교황과 독대하면서 “교황님께서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2018년 10월에 이어 다시 방북을 요청했다. 교황은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기꺼이 가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 이어 교황을 만나면서 같은 시간에 교황궁에 있었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해 EU 측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북한 정세 등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자 “남북 및 북·미 대화의 조기 재개가 중요하다”며 “한·미가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외교에는 김정숙 여사도 동참했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이날 로마 콜로세움과 빌라 팜필리에서 열린 G20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해 미국·프랑스·이탈리아·EU 등 정상 배우자들에게 한반도 평화 여정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미국 질 바이든 여사에게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한·미가 함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 국민들에게 미국과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31일까지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다음달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는 COP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다. 최근 한·미 간에 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의 시기와 의미 등을 두고 이견이 노출되는 상황에서 정상 간 논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가 서로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국가들이 많다”면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고, 아직도 한참 더 많은 일들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들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만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COP26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https://ift.tt/3jR4Xeo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가는 곳마다 “한반도 평화”…문 대통령, G20에서 '올인' - 경향신문"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