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첫 TV토론에서 ‘본 경선’ 대결구도가 엿보였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여권 1위 대선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중심으로 ‘공방’을 벌이면서 얽히고 설킨 후보별 역학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다. 토론 내용을 곱씹어보면 향후 ‘본 경선’에선 ‘이재명 대 반이재명 연합’ 전선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첫 토론회는 시작부터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재명 후보를 놓고 파상공세가 쏟아지면서다.
가장 먼저 선봉에 선 후보는 박용진 후보였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소득’ 정책을 지목하면서 “기본소득이 제1공약이 아니라고 한 것을 보고 귀를 의심했다”며 “100조 200조 재정투입해 나눠주겠다 얘기했던 분이 제1공약 아니라 하면 국민들이 뭐가 되는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말 바꾸고 정책적 신뢰 얻지 못하면 표리부동 정치로 지적받는다”며 “정책적 신뢰 얻지 못하면 불안한 정치인이라고 비판받는다.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말바꾼다 하는 것은 박 후보의 일방적 생각”이라며 “공약한 일 없다. 의제에 대해 순서에 따라 순차적 단계적 하겠단 말”이라고 방어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다시 “이 후보의 공약 자체가 현실성이 없는 ‘무협지’ 수준”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이 후보가 “말 꼬리 잡는 것”이라고 응수했지만 신경전은 날카롭게 진행돼 긴장감이 흘렀다.
박 후보가 향후 본선으로 간다면 이 후보에 대한 공세는 더욱 강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후보의 반응도 흥미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검찰개혁 등에 대해 날선 입장을 보여오던 추 후보의 경우 이재명 후보를 두둔하는 인상이 짙었기 때문이다.
추 후보는 “기본소득 의제가 숙성시키고 발전시킬 의제”라며 “이 후보가 말바꾸기를 했다고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좋은 정책을 자꾸 숙성시키고 발전시켜서 현실화하는 게 필요한 것이지, 그 표현을 너무 거짓말쟁이다, 말 바꿨다고 날선 비판을 하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보기에 좋지 않다”고 이 후보를 대신해 역공하기도 했다.
추 후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와 관련해선 보편지급을 주장하는 이 후보의 주장을 거들기도 했다. 그는 정세균·이낙연 등 ‘선별지급’을 주장하는 쪽에 대해 “‘재난위로금’이라고만 보지 마시라”며 “재정당국은 지금 민간 소비가 굉장히 위축돼 있고 가계부채도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추 후보는 “민간의 ‘민생저수지’를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기왕에 쓰는 돈이라면 가계소비를 촉진하고 비대면소비도 가능하니까 정세균 총리님(후보)이 다시 한 번 재고해달라”고 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향후 본 경선에서 추 후보와 이 후보가 연대를 할 가능성도 솔솔 나오고 있다.
정세균·이낙연 후보도 이재명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영호남 차별 발언’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그러한 접근은 역대 민주당 정부가 노력해온 것에 대한 전면부정”이라며 “본인이 해명하기를 ‘영호남 역차별이 아니라 수도권과 영남 역차별을 말한 것이다’고 해명했는데 당시의 발언을 보면 ‘과거 독재정권이 영남과 호남을 분할해서 차별했을 때는 영남이 혜택을 얻은 적도 있지만 지금은 영남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세균 후보는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이 기본소득인데 금액이 너무 적어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그러니까 (이 지사가) 처음에는 100만원을 얘기했다가 재원대책이 없다고 하니 50만원으로 줄였다가 최근에는 재원대책이 없기 때문에 1번 공약이 아니다는 말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얘기한 안심소득보다 기본소득이 좀 못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래서 수시로 말씀이 바뀌는 것 같아서 국민이 혼란해 하실 것 같고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후보가 이렇게 국민들께 신뢰를 줄 수 없는, 그리고 확실치 않은 공약으로 갈 때 과연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느냐. 이 공약을 폐기할 용의는 없느냐”고 물으며 공격했다.
이광재 후보의 경우 오는 5일까지 후보단일화를 하기로 선언한 정세균 후보를 은근히 ‘지원사격’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였다. 2~3위권인 후보들 사이에서 ‘반이재명 합종연횡’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연합 전선’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나왔다.
당내에선 이번 토론 구도가 앞으로 있을 세 차례 토론에서도 그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하는 기류가 강하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점점 이재명 대 비이재명 후보들 간의 설전과 함께 사안별로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돋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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