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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구호가 있다. 그리고 이 구호 때문에 징역 9년형을 선고받은 남성이 있다.
2019년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8글자 구호는 홍콩 전역을 뒤덮었다. 수만 명이 이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그리고 2021년, 이 구호가 새겨진 깃발을 들고 있었단 이유로 한 남성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시민 운동가들은 이번 판결이 홍콩에서 표현의 자유가 사라지는 "끝의 시작"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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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의 유래는?
이 8글자 구호를 최초로 사용한 건 홍콩 정치인 에드워드 렁이다. 그는 2016년 선거에 출마하며 이를 자신의 캠페인 슬로건으로 사용했다.
당시 그는 홍콩의 독립을 요구하는 본토민주전선 지도부 중 한 명이었다. 렁은 해당 슬로건이 "자유를 믿고, 자유를 포용하며, 자유를 위해 피와 땀으로 항쟁할 각오가 된 사람들을 상징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당시만 해도 이 슬로건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다. 설문조사 결과 역시 대다수 홍콩 시민이 독립을 원하지 않는다고 나타냈다. 하지만 3년 뒤 홍콩 민주화 운동이 확산하고 홍콩 정부에 대한 시민의 분노가 커지며 상황은 바뀌었다.
사람들은 이 구호를 시위 현장에서 외치며, 옷과 깃발 등에 한자와 영어로 새겨 입기 시작했다.
불법인 이유는?
2016년 당시 홍콩 정부는 이 구호를 반대했다. 캐리 람 장관은 당시 이 구호가 "국가 통치권에 도전"하는 것이며 중국의 홍콩 통치 모델인 "일국양제"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2020년 6월 30일 논란이었던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됐다. 국가 분리독립 및 전복을 범죄로 규정하는 이 법에 따라 시위 구호 역시 제지 대상이 됐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중국에서 통과된 다음날인 홍콩 주권 반환일, 통 잉킷은 "광복홍콩"이라고 새겨진 깃발을 들고 오토바이를 타고 경찰에 돌진했다.
이후 홍콩 정부는 해당 슬로건이 "홍콩 독립"을 내포했다며 홍콩 시민들에게 국가 보안법을 어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지난주 홍콩보안법으로 처음 기소된 통잉킷은 국가 분열과 정권 전복 혐의로 징역 9년형을 선고 받았다.
슬로건의 진짜 의미는?
이번 재판은 배심원 없이 15일간 진행됐다. 재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부분은 해당 구호의 의미가 정말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하냐는 것이었다.
검사는 해당 구호가 문언 그대로 해석될 수밖에 없으며 홍콩 민주화 운동 지지 정치인이 사용한 표현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구호의 의미가 예전과는 달라졌으며 추상적인 의미라고 주장했다. "역사적인 변화"를 촉구하며 외세로부터 홍콩을 "되찾다"라는 희망을 담은 표현이라는 것이다.
최종 판결은 구호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게 국가 전복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역사에 남겨질 이번 판결은 홍콩보안법 관련 선례를 남겼으며,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
통 외에도 "광복홍콩" 문구를 사용했다가 체포되거나 기소된 사람들은 여럿 있다.
홍콩 인권 변호사 마크 달리는 이번 판결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홍콩보안법 적용에 전혀 걸림돌이 없었으며, 모호하게 작성되고 홍콩 측 의견 반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BBC에 "균형을 고려한 인권 보호장치가 전혀 없다. 특히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홍콩 사회에 섬뜩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앰네스티 아시아 태평양 지국장 야미니 미스라는 "공공연하게 사용되는 정치 구호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처벌하는 것은 국제법에도 위반된다. 뚜렷하게 위협이라고 입증할 수 없는 이상 이러한 표현을 처벌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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