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약사가 백신 박스에서 백신 꺼내는데 예산 109억 투입? - 청년의사

예방접종센터에 약사를 배치하기 위한 예산 109억3,100만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어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됐지만 예방접종센터에서 약사의 구체적 역할을 두고 복지위 논의 과정에서도 공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질병관리청은 백신을 소급하는 과정에서 약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질병청 스스로도 약사의 백신 소급은 백신 박스에서 백신 바이알을 꺼내는 것 정도로만 설명했다. 박스에서 바이알을 꺼내는 업무에 109억 이상이 투입돼야 하는 이유라고 하기엔 충분하지 않은 설명이다.  

이에 지난 13일 2021년도 2차 추가경정예산 논의를 위해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속기록을 살펴보면 예방접종센터 약사 배치와 관련해 이견이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소위에서는 질병관리청에서 전국 269개 예방접종센터에 약사 인력 1명을 배치하기 위해 요청한 109억3,100만원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예산은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약사가 이미 배치돼 있는 예방접종센터를 제외한 전국 269개 센터에 약사 1인을 채용하는 예산으로 109억3,100만원이 필요하다며 증액 의견을 내면서 논의가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예방접종센터에서 약사의 백신 소분’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인지를 두고 의견 차가 있었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소분할 때 약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소위위원장은 왜 백신 소분에 약사가 필요한지 물었고 질병청은 “백신이 바이알당 6~7도즈기 때문에 소분할 때 약품 안전성 때문에 약사가 하는게 좋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강 위원장은 재차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접종센터 자체에 그런 것들을 하기 위한 인력이 다 배치돼 있고 충분히 훈련된 상태에서 할 것 같은데 추가로 약사를 투입해 소분을 한다는 것이 잘 믿기지 않는다.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 역시 “접종센터의 약물안전관리차원에서 소분은 매우 중요하다. 오염되면 안되기 때문”이라며 “많이 해봤던 인력이 안전하고 정확하게 해야지 잔량도 최소화하고 오염도 안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그러나 “이렇게 새로운 인력을 수용할 때 뭔가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하지 않으면 사고가 날 리스크가 상당하다”며 “특히 지금은 여러 백신들이 물량 제한이 있고 소분도 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라고 질병청에 물었다.

신 의원의 이같은 질의에 질병청은 그제서야 ‘백신 소분에서 약사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질병청은 “처음 백신이 트레이(tray)로 왔을 때 바이알(vial)로 소분한다. 그때는 냉장으로 해서 소분실에서 한다. 병원 같은 경우도 소분은 약사들이 무균실에서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질병청은 “큰 소분에 대해 트레이에서 바이알로 할 때는 약사들이 하는 것이고 바이알에서 주사기로 뽑는 것은 간호사들이 하는 식으로 처음 (예방접종센터 약사 배치 결정 시) 그렇게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의 이같은 답변에 신 의원은 재차 “큰 트레이에서 바이알로 나눈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큰 트레이 박스에서 바이알이 여러개 들어가 있는데 그것을 꺼내 각 센터로 나눠 주는 역할을 약사들이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질병청은 “지금 약사법상 소분의 정의를 거기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답했고 신 의원은 “박스에 담겨 있는 여러 바이알을 빼 나눠 주는 것을 꼭 약사가 해야 하느냐”고 문제제기 했다.

결국 백신 소분 시 약사의 명확한 역할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예방접종센터 약사 배치 관련 예산 109억3,100만원 증액은 복지위 예결산소위에서 원안대로 의결됐다. 또 같은 날 열린 전체회의까지 통과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예방접종센터에 들어온 백신 박스에서 백신 바이알을 꺼내 나눠주는 역할을 약사에게 맡기기 위해 100억이 넘는 세금을 쓰는 방안이 복지위를 통과한 것이다.

반면 이날 소위에서는 ‘위탁의료기관 접종지원 인력’을 연말까지 한시 배치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있고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있고 합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있다"며 "관계부처 협조가 필요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한편 복지위를 통과한 예방접종센터 약사 인력 배치 예산이 담긴 질병관리청의 2차 추경예산안은 22일 오전 열린 예결위 예산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각 상임위 예결소위 차원에서 증액된 예산은 예결위 논의 과정에서 대부분 ‘원위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지위에서 증액 결정된 예방접종센터 약사 배치 예산 역시 예결위에서 다시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서영석 의원실 관계자는 “이미 지난 추경에서 기획재정위원회 반대로 삭감됐던 예산”이라며 “이번 추경에서는 (반영) 기대라기 보다는 희망하고 있으며, 예산 반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Adblock test (Why?)

기사 및 더 읽기 ( 약사가 백신 박스에서 백신 꺼내는데 예산 109억 투입? - 청년의사 )
https://ift.tt/3wTMxgB


Bagikan Berita Ini

Related Posts :

0 Response to "약사가 백신 박스에서 백신 꺼내는데 예산 109억 투입? - 청년의사"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