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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티마 틸레에서 온 악셀 문테 < 의학신문과 함께하는 문화산책 < 기획연재 < 기사본문 - 의학신문

[의학신문·일간보사] 스웨덴의 의사 악셀 문테(Axel Martin Fredrik Munthe, 1857~1949)는 이탈리아 카프리섬에 빌라 산 미켈레를 지었다.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의 저택 폐허 위에 세워진 산 미켈레의 정원에 서면 소렌토 반도와 베수비오산이 보인다.

문테는 열일곱 살에 스웨덴 웁살라(Uppsala) 의대에서 육년간 공부하고, 프랑스 몽펠리에와 파리에서 의학을 배웠다. 선구적 신경학자인 샤르코 교수에게도 배웠다. 소르본(Sorbonne)대학에서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인 스물두 살에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어서 파리에서 스칸디나비아 예술인 마을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첫 진료를 시작했다. 심리적 질환 환자에게 가능한 약 대신에 종종 최면, 음악 및 기타 대체 의학 접근법을 권장했다. 루이 파스퇴르가 광견병 백신을 찾는 일에 일조했던 그는 광견병과 같이 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절망적 의학적 상황에서의 안락사를 옹호했다.

악셀 문테(페오도라 글라이헨 그림)
악셀 문테(페오도라 글라이헨 그림)

스물일곱 살에 나폴리에 콜레라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하여 나폴리로 갔다. ‘두려움에 떨며 병원이 아닌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 헌신했다. 로시나(Rosina)라는 이름의 당나귀,(Puck)이란 개와 함께 빈민가를 돌아다녔다. 일 년 뒤, 그곳에서의 경험을 퍽 문테(Puck Munthe)라는 필명으로 애도의 도시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a Mourning City) 에 담았다.

삼 년 후, 젊은 시절 꾸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카프리섬 언덕에 빌라 산 미켈레를 짓기 시작했다. "내 집은 그리스 사원처럼 태양과 바람과 바다의 목소리에 열려 있어야 하고,,, 빛이 곳곳에 있어야 한다!"는 문테의 꿈대로 빌라가 세워졌다. 탁 트인 전망과 함께 희게 칠해진 빌라와 고대 로마 및 이집트 유물로 가득한 푸른 정원. 당시 유럽 사교계의 명사이며 예술계의 뮤즈이자 후원자였던 루이사 카사티(Luisa Casati)가 문테의 못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이 년 동안 머물렀던 일은 핫이슈였다.

이탈리아의 강렬한 햇빛은 문테의 시력을 망가뜨렸다. 스웨덴으로 돌아와 수술을 받고, 안경의 도움으로 다시 읽고 별을 볼 수 있었다. 일흔두 살의 문테는 빌라 산 미켈레에 쌓인 서사를 산 미켈레 이야기(The Story of San Michele)(1929년 발간)로 냈다. 이야기는 회고록과 판타지의 경계가 유쾌하게 흐려진 혼화(混和)로 독자를 현실적이면서도 신비로운 환상 여행으로 이끈다. 마흔 다섯 개 언어로 번역되어 이십 세기에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였고, 지금도 꾸준히 출판되고 있다. 정확한 의학적 기술이 두드러져 의대생의 필독서로 권해진 적도 있다. 한 예로 전두엽 섬유화 탈모(frontal fibrosing alopecia)의 특성을 최초로 기록한 의학적 관찰의 유산을 인정하여, 이 질환을 악셀 문테 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문테의 매력이 지속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산 미켈레 이야기 서문에서 답을 구한다. ‘울티마 툴레(ultima Thule, 알려진 세계 너머)에서 온 남자는 불치의 이상주의자, 막연한 몽상가, 태양에 대한 찬사를 침묵으로 품고 있는 벙어리 시인이다.’ 그렇다. 이상과 몽상으로 가득한 재능과 침묵하는 모순적 성격이 자아내는 조화로움 때문이다.

문테는 서른다섯 살에 스웨덴 왕가의 의사로 임명되었다. 특히 폐결핵도 동반된 것으로 여겨지는 심한 기관지염을 앓던 빅토리아 공주의 주치의로서 그녀가 왕비가 되어 서거할 때까지 소임을 다했다.

여든다섯 살에 문테는 산 미켈레에서 스웨덴으로 돌아와 스톡홀름의 왕궁에서 여생을 보냈다. 천식과 불면증에 시달렸고, 햇빛이 그를 아프게 했지만 카프리로 돌아가는 꿈을 결코 놓지 않은 채 왕궁에서 눈을 감았다. 아흔 한 해의 삶 중에 예순일곱 해를 스웨덴 밖에서 살았던 스웨덴 사람, 악셀 문테의 육신은 화장되어 재는 북해에 뿌려졌다. 산 미켈레는 유언에 따라 스웨덴에 기증되어 오늘도 관광객에게 울티마 틸레에서 온 악셀 문테를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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