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file.mk.co.kr/meet/neds/2021/06/image_readtop_2021_608877_16244749824690865.jpg)

연일 미디어를 통해 메타버스가 소개되면서, 이 단어를 한 번도 못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메타버스가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들도 많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메타버스의 개념이 완전히 하나로 규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진화하면서 범위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에서 메타버스를 정의한다면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확장현실(XR·eXtended Reality)과 모바일, PC, TV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게임 및 커뮤니티 기반의 가상세계를 모두 포괄하는 것이 된다.
많은 이들이 메타버스의 밝은 전망과 무한한 가능성에 열광한다. 그러나 누구나 메타버스의 승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 기반의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등을 제외하면 아직 메타버스로 돈을 버는 기업은 많지 않다. 전 세계 가입자 2억명을 돌파한 제페토도 아직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를 사업에 활용하려는 기업은 그 도입 목적부터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미국 보험사 파머스는 내부 임직원 교육과 평가에 메타버스를 활용한다.
화재, 수해, 지진 등 다양한 조건의 피해 상황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손해사정인들이 이를 체험하게 하고 피해견적을 내게 한다. 마케팅 목적의 메타버스 활용 사례도 부쩍 많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선거 기간 닌텐도의 대표 게임인 '동물의 숲'에 가상 선거캠프를 차리고 캠페인을 했다. 명품 브랜드 구찌는 MZ세대의 아바타가 가상공간에서 착용할 수 있는 의류나 액세서리를 메타버스 플랫폼과 협력해 판매하는데 최근 판매가격이 400만원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메타버스를 본격적으로 수익과 연결하려는 노력도 늘어나고 있다. 점포 한 곳의 매출이 연 3조원에 달하는 일본 이세탄백화점의 신주쿠 본점은 'Rev Worlds'라는 가상 백화점 점포를 구현했다. 고객은 모바일에서 실제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과 동일하게 구성한 매장을 아바타가 되어 돌아다니며 쇼핑을 한다. 실제 매장에 있는 점원이 가상 아바타 점원 역할을 하며 상담도 해준다.
'기회의 땅' 메타버스에 대한 빅테크 기업 공세도 거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3월 초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Azure) 기반의 혼합현실 플랫폼 MS 메시를 선보였다. 가상현실 기기인 홀로렌즈2, 협업 소프트웨어 MS팀즈 등을 모두 연결해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있는 참여자들이 한 방에 모인 것처럼 홀로그램으로 회의를 진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도 자체 생산 반도체(GPU·Graphics Processing Unit)로만 구동 가능한, 온라인으로 3D 이미지나 영상을 만드는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를 내세워 자율주행에 이어 메타버스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목적은 다르더라도 일단 메타버스를 시작하게 되면 지속적인 투자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메타버스를 도입하기 위한 인프라(네트워크와 단말기)와 콘텐츠 제작 투자는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역량이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협력관계(파트너십)를 맺거나 또는 둘 다를 해야 한다. 메타버스를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메타버스 내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프로토콜 경제로 확대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 경제 체계에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수익 구조를 장악하고 공급자와 수요자로부터 수익을 얻는다. 프로토콜 경제는 다르다. 모든 참여자가 프로토콜 참여자이자 소유자다. 메타버스 안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그 대가로 투명하고 보안성 높은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을 지급받게 된다. MZ세대의 대세 게임 '로블록스(Roblox)'를 생각하면 된다. 로블록스 참여자는 직접 게임을 디자인하고 다른 사용자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게임 속 가상화폐 '로벅스'를 지급 받는다. 이걸로 아이템을 살 수 있고, 실제 돈으로 환전할 수도 있다.
가상세계 '디센트럴랜드'도 마찬가지다. 참여자들은 '마나'라는 코인으로 가상 도시국가의 부동산을 거래하는데, 토지소유권과 거래 수단이 블록체인으로 거래돼 위·변조 걱정 없이 권리를 보장받는다.
메타버스는 전 세계 기업에 모두 공평하게 열려 있는 기회다. 콘텐츠, 플랫폼, 디바이스, 솔루션, 인프라 등 메타버스 생태계의 한 영역을 장악하면 글로벌 확장성과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메타버스로의 진입 목적을 명확히 하고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관련 역량은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 것인지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첫 단추를 잘 끼운다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선도 사례가 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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