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LG전자, SKT, KT 등 국내 대기업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이 기업들은 주력하고 있는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컨셉부터 화려했다. LG전자는 전시 부스에서 다양한 로봇을 운영하며 로봇산업 경쟁력을 자랑했다.
SKT는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기술에서의 경쟁력을 선보였다. 메타버스 시네마까지 부스에 설치했다. 놀이기구를 연상케 하는 메타버스 시네마는 수많은 사람이 대기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KT는 KT DS를 중심으로 무인 대리점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신기술을 공개했다. 최근에 광고로 이목을 끈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도 선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 부스의 분위기는 달랐다. 부스의 30% 정도가 폰케이스 꾸미기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최신 IT 기술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체험하는 이도 별로 없었다.
로봇 사업 경쟁력 우위 보여준 LG전자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냉장고, TV, 노트북 등 최신 가전제품과 로봇, 차세대 커넥티드카를 공개했다. 관람객의 시선을 이끈 건 로봇과 커넥티드카였다.
병원이나 레스토랑에서 약품과 음식 등을 배송하는 클로이 서브봇(CLOi ServeBot)은 LG전자 부스를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사람이 길을 막히면 "죄송한데 길을 비켜줄 수 있어요?"라는 문구를 보내고, 비키지 않으면 알아서 피해 갔다. 음식 대신 LG전자 기술을 안내하는 책자를 싣고 다녔다.

부스에 있는 서브봇은 서랍형과 선반형 2종류가 있었다. 서랍형은 보관이 안전하고 밖에서 물건이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 선반형의 경우 레스토랑 등에서 음식을 제공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서랍형 서브봇은 서울대학교병원과 국립암센터 등에 공급됐고, 선반형은 곤지암 리조트, 우아한형제들 등에 공급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클로이 바리스타봇도 함께 선보였다. 코로나19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여건이 안돼 맛은 보지 못했지만, 로봇은 숙련된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동작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부스 입구에 있는 커넥티드카는 안에서 TV를 볼 수 있고 음료도 마실 수 있는 편안한 내부 공간을 연출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자동차에 적용해 마치 집 안에 있는 것처럼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했다.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커넥티드카는 택시형 모델"이라며 "더 많은 커넥티드카를 계속 개발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SKT, 메타버스 체험존 인기
SK텔레콤은 전시장 부스를 '인공지능과 가상현실로 가득한 미래'라는 주제로 꾸몄다. 그만큼 화려했다.

AI 분야에서는 SKT와 SK하이닉스가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SAPEON(사피온)’을 공개했다. 사피온은 백열전구 한 개의 전력을 이용해 초당 6700개의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서용 AI 반도체다. 회사는 사피온의 우수성을 증명하기 위해 글로벌 톱 수준의 반도체 회사가 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 처리 속도를 실시간 비교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관람객의 시선을 가장 집중시킨 건 메타버스였다. 부스 한켠에 있는 5G 메타버스 시네마는 체험하려는 이들로 붐볐다. 한 번에 4명까지만 탑승할 수 있어 체험하려면 대기표를 끊어야 했다.
메타버스 시네마는 상하좌우 360도로 회전하는 로봇팔에 VR를 착용하고 앉으면 실제 전쟁 현장이나 바닷속을 탐험하는 경험을 하게 했다. 체험 현장에서는 전시장이란 것을 잊어버린 듯이 신나게 소리를 지르며 시네마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미래 ICT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는 사업이다. SKT는 인적분할 후 메타버스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SKT 대표(CEO)는 기업분할 시나리오를 공개한 후 임직원들에게 "존속회사를 AI·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인매장과 RPA 등 미래 기술력 보여준 KT
KT는 전시장 부스를 ▲웰컴존 ▲디지코 라이프 존 ▲빌딩 플랫폼 존 ▲시티 플랫폼 존 ▲워크&에듀 플랫폼 존 ▲비즈니스 플랫폼 존 ▲KT DS 존 등 7개 존으로 꾸몄다.

관람객의 발길이 많이간 곳은 디지코 라이프 존과 KT DS 존이었다. 디지코 라이프 존은 일상과 연관된 차세대 기술들을 한데 모았다. KT가 통신3사 최초로 액세스포인트(AP) 개발을 마친 '와이파이 6E' 기술과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 최근 KT 광고로 많이 알려진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를 선보였다.
KT DS 존은 DS팀이 개발한 다양한 기술을 공개했다. 가상 대리점을 체험할 수 있게 한 케이바람',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솔루션 '앤트봇(AntBot)'이 인기였다.
케이 바람은 무인매장으로 운영되는 미래 대리점을 아바타로 체험하게 했다. 아바타는 사람이 없는 매장에 들어가 스마트폰을 입체적으로 구경했다. 마음에 드는 스마트폰을 고르면 챗봇이 개통을 도와줬다. 스마트폰 구경부터 구매, 개통까지 사람 없이 할 수 있는 기술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앤트봇은 KT DS가 개발한 RPA 솔루션이다. 2019년 개발됐다. PC 안에 있는 로봇으로 사용자가 하는 단순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로봇이라고 보면 된다. 워크플로우에 맞게 구성요소를 클릭해 드래그앤드롭 방식으로 이벤트를 생성하면 RPA가 알아서 자동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KT DS 관계자는 "앤트봇은 KT와 IBK연금보험 등 금융권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술력보다 폰 꾸미기 주력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마이크로 LED', '네오 QLED 8K' 등 프리미엄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AI, 메타버스 등 미래기술이 가득한 타 기업 부스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였다. 관람객이 "삼성전자는 그냥 디지털플라자에 온 느낌이네"라고 말할 정도였다.

부스 한켠에 크게 자리 잡은 '갤럭시Z플립' 케이스를 꾸미는 공간은 IT라는 용어를 무색하게 했다. 스마트폰을 여러 장식을 붙이며 꾸며볼 수 있게 한 공간이었다. 코로나19로 비닐장갑까지 끼고 들어가야 하는 전시장에서 액세서리를 스마트폰에 꾸미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나마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삼성TV의 약속'이라고 꾸며진 공간에서 배터리 사용량을 줄이는 리모콘과 에코패키지 등이 미래 기술력을 보여줬다.

한 관람객은 "월드IT쇼에서 가장 기대한 부스는 단연 삼성전자였는데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부스처럼 삼성전자 미래 기술력이 없진 않을 것이다"라며 스스로 위로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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