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은 3월 31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계획에 관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한항공 제공
3개월 동안 아시아나항공를 실사했지만 마일리지 현황은 파악하지 못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 3월 31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일정을 밝히면서 마일리지에 대해 언급한 내용에 궁금중이 일고 있다. 우 사장은 이날 두 항공사의 합병으로 인한 마일리지 통합방안에 대한 질의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신 사안인 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법률적 제약 등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적립 규모나 사용실적, 제휴사와의 거래 규모, 거래 단가 등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가능한 시점이 오면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비교한 합리적인 전환율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마일리지는 항공사의 자산과 채무의 일부를 구성하는 중요한 항목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3개월에 걸쳐 면밀하게 실사를 했음에도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적립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면, 이는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과 채무에 대한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과 마찬가지여서다.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서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현행 회계기준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채무로 취급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누적된 마일리지를 회계상 장기선수금으로 계상하고 있으며, 고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한 시점에 수익으로 인식한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두 항공사의 합병으로 두 항공사 고객들이 보유한 마일리지도 통합될 예정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실적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로 그대로 이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시장가치가 다르고 각각 할당 좌석수, 운항노선 등 사용범위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의 경우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리지,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있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보유고객들이 ‘전환비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배경이다. 우 사장의 모호한 발언에 대해 이 항공사 관계자는 “마일리지에 관한 세부내용은 항공사의 가장 비밀스러운 영업전략의 일부이기 때문”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양사 합병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문제이고 대한항공도 검토하고 있지만 지금은 마일리지 통합정책을 구체화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합병이 이뤄지려면 3년이 남은 만큼 굳이 소비자들이 예민하게 여길 주제를 섣불리 건드릴 필요가 없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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