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선 애신아동복지센터(애신원) 이사이자 전(前) 원장은 1일 문화일보에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차가 필요해서 지난달 박수홍에게 전화를 걸어 후원을 부탁했다. 박수홍이 ‘요즘 조금 힘든 일이 있다’며 후원자를 연결시켜줬다. 그리고 자기도 1000만 원을 보내주면서 ‘더 많이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더라. 이런 일이 있는 줄도 모르고 부탁만 했다. 너무 미안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앞서 애신원에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운행하던 차량 역시 10여 년 전 박수홍의 도움으로 마련했다. 하지만 너무 낡아 안전상의 이유로 새 차 구입을 고민하다가 오랜 후원자인 박수홍에게 연락을 취하게 됐다. 그는 평소 기부에 뜻이 많던 자신이 모델로 일하던 갈비탕 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절반씩 후원금을 냈다.
20년간 박수홍과 인연을 맺어 왔다는 이 전 원장은 “내가 나이가 들어서 후임에게 원장 자리는 물려줬지만 애신원 일은 계속하고 있다. 안전 때문에 새 차를 구입해야 해서 6개월간 모금해 300만 원 정도 모았다”면서 “결국 오랜 후원자인 박수홍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지인을 연결해줬다. 본인은 ‘어려운 일을 당했다’고 해서 ‘괜찮다. 내가 기도할 테니 잘 해결하라’라고 했는데도 박수홍이 1000만 원을 또 보내줬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지난 2001년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애신원을 방문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20년간 꾸준히 이곳을 방문하고 후원해왔다. 지난 2019년에는 겨울을 앞두고 애신원 건물 전체 석면제거 공사를 지원했다. 어린이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이기 때문에 석면 건물은 화재 시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애신원에서 생활했다는 한 누리꾼은 31일 유튜브 댓글에 “(박)수홍이 아저씨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땐 중학생이었는데 어느새 서른 중반이 됐다. 저희 시설을 후원해 주시면서 제가 살면서 처음 본 연예인이기도 하다. 수홍이 아저씨 덕분에 스키장도 가 보고 이은결 마술도 보고 많은 개그맨과 가수분들도 볼 수 있었다. (수홍이 아저씨 아니면) 제가 어디서 그런 경험을 해보겠냐”며 “참 선한 분이셨는데 제가 어린 나이였음에도 저희를 아껴주시는 게 다 느껴졌다. 제1호 연예인. 어리고 힘든 시기에 큰 행복을 주셨다. 이렇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젠 정말 진심으로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 전 원장은 이 소식을 전하는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하며 “너무 착한 사람이 아픔을 겪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하고 우리 선생님과 아이들도 함께 울고 있다”며 “박수홍은 ‘동치미’를 녹화하다가도 나같은 사람이 전화를 하면 받는 착한 사람이다. 더 이상 다치지 않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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