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2월 말 정도만 해도 여당 후보가 상승세란 말이 나왔는데, 이제는 야당 후보가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여당에 불리한 이슈 곳곳에
한 달 사이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LH 사태가 터졌죠. 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보궐선거가 왜 열리게 됐는지 상기시키는 일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야권후보 단일화가 큰 주목을 받으며 완성됐습니다. 이슈가 많아 세간의 눈이 여당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있지만, 이슈 자체가 여당에 불리한 것 투성이기도 했죠.
선거 때마다 '문정부 위해' 외쳤는데
이런 선거 판세 변화와 함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모습도 좀 달라졌습니다. 이른바 '문재인 마케팅'이 잘 안 보인다는 겁니다.
읍소전략과 인물론이 대체
그런데 4·7 재보궐선거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금은 문 대통령 얘기가 잘 안 들립니다. 대신에 읍소 전략과 인물론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반성합니다" 등 호소를 합니다. 문 대통령을 거론하더라도 "힘을 낼 수 있도록 투표해 주세요"라고 합니다. 또 후보 개인을 봐달라고 강조하면서 공약을 강조하기도 하죠. 동시에 경쟁후보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몰아세우기도 합니다.
26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23~25일 자체 조사, 전국 1001명 대상)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직무 긍정평가 비율)은 34%로 취임 후 최저, 부정평가 비율은 59%로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부정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라고 말한 응답자가 단연 많았습니다. LH 사태의 충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 재보선과 관련해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33%,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57%였는데, 여당 당선 의견은 계속 낮아지고 있고 야당 당선 의견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당으로서는 지금 가능한 한 문 대통령을 거론하지 않고 후보 자체를 봐달라고 호소하는 것이겠지요.
대통령 지키고 대선 기약 의미도
한편으로는 문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지금 어려운 선거판 상황과 문 대통령을 거리두기 하는 거지요. LH 사태의 충격파는 여당과 출마 후보가 고스란히 감당하는 겁니다. 그래야 재보선 뒤에 대선 정국까지 충격이 이어지는 것을 막고,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임기말임에도 30%대를 유지하는 문 대통령 지지율의 힘을 지킬 수가 있는 거지요.
이제 보궐선거가 10일 남짓 남았습니다. 이번주 '정치 0단'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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