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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라인' 강경화에서 '외교관 출신' 정의용으로…외교 무게추 바뀐다 - 조선비즈

입력 2021.01.20 11:17 | 수정 2021.01.20 11:32

靑, '최장수' 강경화 교체…후임에 외교실세 정의용
康, '왕따 외교' '패싱' 논란에 '다주택자' 문제로 구설
'미국통' 鄭 중심 외교 라인 가동…"외교부 기강 잡을 것"

‘왕따 외교’ 논란의 중심에 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에 경질됐다.

최초의 여성 외교부장관이라는 수식어와 유엔(UN) 등 다자 외교 무대에서의 활동 이력 등을 발판삼아 문재인 정부 외교정책의 간판으로 발탁됐지만, 국제 외교가(街)에서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외교부 부처 장악에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급기야는 한국 선박이 자국 자금 동결을 문제삼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당하는 일이 발생한 후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현지로 파견했음에도, 빈손으로 귀국하는 ‘헛탕 외교’를 보여줬다. 또 외교 주무 부처 수장임에도 대미·대일 외교 주요 협의 과정에서 제외되는 등 '패싱' 논란도 일었다.

학자 출신으로 구성된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라인에서 직업 외교관 중심으로 외교정책 추진 세력이 교체되는 흐름으로 이번 개각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오랫동안 외교를 이끌었지만, 현 정부에서 영향력이 쇠퇴한 ‘북미라인의 부활’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의용(왼쪽) 신임 외교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뉴시스
정치권에서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외교부 장관으로 내정한 것을 ‘정해진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정의용 내정자는 국가안보실장에서 퇴임한지 7개월만에 외교정책 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외교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입안한 인물이다. 정부 출범 후에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북미 협상,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도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간 재임하면서 한미 간 모든 현안을 협의·조율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외교·안보 현안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외교실세였던 정 내정자가 비로서 외교 전면에 나서게 된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임명된 후 현 정부 최장수 장관으로 재임했지만, 외교 현안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강 장관을 경질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 등 다자 외교 무대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강 장관은 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니라는 한계를 여러차례 드러냈다. ‘강경화 패싱’ 논란이 대표적이다.

작년 11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 여야 의원들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관계를 복원해보자'는 구상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으나, 이 협의 과정에서 외교 주무 부처 수장인 강 장관이 제외됐다.

또 작년 9월 북한의 공무원 피살 사건 때도 청와대 긴급 장관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진행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장관급 4~5명이 주요 현안을 논의한 오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강 장관에 대한 북한의 날선 공격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교 마찰로 인한 잡음도 여러차례 있었다. 강 장관이 작년 12월 바레인에서 열린 국제 안보 포럼 때 "북한이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믿기 어렵다. 코로나가 북한을 더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하자,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주제넘은 망언"이라며 "두고두고 기억하고 정확히 계산하겠다"며 맹비판했다. 북한이 강 장관이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강 장관을 교체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도덕성 문제와 조직 기강 해이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강 장관은 '위장 전입' '다주택' 논란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으나 이에 대해 명쾌히 소명하거나 해결하지 않았다. 강 장관은 다주택 매각 지세에도 불구 여전히 2주택을 보유 중이다. 또 '구겨진 태극기 사건' '의전 실수'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조직 기강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정 내정자의 복귀로 외교안보정책 라인에서 ‘연정 라인’의 입김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강 장관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 등과 함께 ‘연정 라인’의 대표 주자로 손 꼽힌다. 호주와 미국에서 고교, 대학을 졸업했지만,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연정 라인’의 배경을 등에 업고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등을 거쳐 지금 자리에 올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 장관에서 정 내정자로 외교정책 수장이 바뀌는 것은 정치적 배경으로 외교안보 현안에 깊숙히 관여했던 학자 출신 연정 라인의 영향력이 쇠퇴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외교관 출신 정 내정자가 그동안 느슨했던 외교부 기강을 바로잡는 일 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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