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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터 서회랑 일대 건물터에서 나온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과거 출토 전례가 없는 통일신라시대의 최고급 금속공예품이다. 제일 큰 사진이 정면에서 본 것이고 오른쪽 두 번째 사진은 날개 부분을 확대한 모습, 그 아래 세 번째 사진은 뒷면을 찍은 것이다. 잠금쇠가 들어가는 부분이 보인다.
6~7세기 신라 왕실이 세운 고대 한반도 최대 사찰인 경주 황룡사 터에서 봉황상이 조각된 금동 자물쇠가 나왔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북 경주시 구황동 황룡사 터 서회랑 서쪽 일대를 최근 학술 조사해 출토 전례가 없는 금동봉황 장식 자물쇠 몸체를 비롯한 통일신라·고려시대 자물쇠 3종과 건물터, 담장터, 폐기와 구덩이 등 다수의 유물·유적을 확인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조사 구역은 1976~1983년 황룡사 권역에서 문화재관리국 산하 경주고적조사단(현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이 금당 터와 목탑 터 등을 발굴·조사할 당시 조사단 사무실이 있던 자리로 최근까지 발굴하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승려의 생활공간(승방)이나 사찰 운영시설 자리로 추정해왔다. 연구소 쪽은 2018년 구역 북쪽 부분부터 조사를 벌여 아래층은 통일신라, 위층은 고려시대 생활문화층이 겹쳐지는 건물터 11동의 흔적을 찾아냈고, 통일신라~고려시대의 자물쇠들과 해무리굽 청자편 등의 도자기, 편구병 등의 토기, 연화문 수막새, 당초문 암막새, 귀면와 등의 기왓조각들을 발굴, 수습했다.
황룡사 서회랑 일대의 건물터에서 나온 금속유물들. 오른쪽 석 점의 유물이 통일신라, 고려시대의 자물쇠 3종이다. 위로부터 고려시대의 철제 자물쇠, 통일신라시대의 청동제 자물쇠, 금동제 자물쇠 몸체다.
핵심 유물인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몸체는 통일신라 건물터 1동의 적심 부분에서 나왔다. 길이 6cm에 불과하지만, 섬세하게 주조한 봉황상으로 전면을 장식하고 뒷면에 잠금쇠가 들어가는 홈을 정교하게 만들었다. 자물쇠 몸체에 봉황상을 주조한 것은 국내 금속공예사에서 처음 발견된 사례다. 봉황의 비늘이나 날개 깃털 등의 문양을 세밀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다른 2종의 자물쇠는 길이 10cm의 고려시대 철제 잠금쇠와 길이 8cm의 통일신라시대 청동제 잠금쇠로 ‘ㄷ’자 모양이다. 3종의 자물쇠들이 모두 크기가 매우 작아 문이 아니라 귀중품 담는 보관함이나 서랍장에 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유물들을 발굴한 정여선 연구사는 “한 조사 구역 안에서 통일신라와 고려 시대 자물쇠가 3점이나 잇따라 출토된 것은 특기할 만한 사례로 사찰과 관련해 중요한 물품을 둔 시설 등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승방으로 추정되는 건물터는 상층에 고려, 하층에 통일신라 유적들이 중복된 얼개를 보여 절터 외곽의 공간 구성이나 건물 배치의 구체적인 양상을 알려주는 단서로 평가된다. 또, 서회랑에서 서쪽으로 약 9m 떨어진 지점에서는 남북방향으로 만든 35.5m 길이의 고려 시대 담장 흔적도 드러났다. 담장 터는 길이 30~50㎝ 되는 사각형 석재 기초부 위에 대형 암키와 조각을 여러 단 쌓아 수평을 맞춘 뒤 석재나 벽돌을 다시 올려 쌓은 것이 특징이다. 연구소 쪽은 회랑 안쪽의 예불 영역과 바깥쪽의 생활 영역을 가르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 통일신라 건물터 하층에서는 약 5~10cm 크기의 잔자갈과 황색의 점토가 섞인 도로 기층부로 추정되는 흔적도 나타났다. 도로의 자취가 사찰 바깥 남북 방향 도로 유적으로 이어질 경우 황룡사 서편 사역 확장 여부를 판단할 근거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발굴성과는 25일 오후 2시부터 연구소 유튜브 채널(
youtu.be/FvEpWuZCvog)에 공개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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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5, 2020 at 10:22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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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귀중품 지킨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황룡사 터에서 발굴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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