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할리우드 영화”… 대낮 거리 한복판에서 살해된 이란 핵과학자 - 조선비즈

jabaljuba.blogspot.com

입력 2020.11.30 16:37 | 수정 2020.11.30 16:38

"원격 기관총 설치된 트럭에서 ‘총알 세례’"
베일 드러나는 '이란 핵과학자' 암살 사건

지난 27일(현지 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 동부에서 벌어진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 사건의 경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30일 연합뉴스는 사건을 재구성한 관련 현지 언론과 외신 등을 종합 보도했다.

27일(현지 시각) 이란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 사건 현장. /EPA 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테러 당시 파크리자데는 아내와 함께 방탄 처리된 일본 닛산의 승용차를 타고 테헤란 동부 다마반드 도로를 달리던 상황이었다. 그가 요인인 만큼 무장 경호원이 탄 차량 2대가 그의 승용차 앞뒤에서 호위를 하고 있었다.

테러가 벌어진 27일은 이란에서는 주말 공휴일인 금요일이었다. 파크리자데 부부가 지나던 다마반드 지역은 이란 부유층의 별장이 많은 곳으로, 휴식을 위해 이곳으로 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극은 이날 오후 2시쯤부터 시작됐다. 그의 차량 행렬이 회전식 교차로에 진입해 속도를 늦추자 별안간 기관총 사격 소리가 났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교차로에서 약 140m 거리에 있는 닛산 픽업트럭에서 총알이 발사되기 시작했고 기습공격을 당한 피크리자데가 차를 멈춰 밖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닛산 트럭에는 원격 조정 기관총이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이후 경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엇갈린다. 하나는 그가 차 밖으로 나온 뒤 원격 기관총에 여러 발 맞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 산타페와 오토바이를 탄 일당 12명이 그에게 빠르게 접근해 파크리자데를 쏘고 도주했다는 보도다.

기관총이 설치된 픽업트럭은 증거 인멸을 위해 자폭 장치로 폭파됐다. 파크리자데는 구조 헬기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닛산 픽업트럭이 당시 회전식 교차로에 멈춰 있었고, 파크리자데의 차가 옆을 지나가는 순간 원격 장치로 폭파돼 차량 행렬을 멈춘 뒤 괴한들이 접근해 총을 난사해 그와 경호원들을 사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