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baljuba.blogspot.com
코로나로 달라진 극장가 풍경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스틸컷. 씨지브이(CGV)아이스콘 제공
영화관 대형 스크린 위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이 펼쳐진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전설적 밴드 퀸의 1958년 공연 ‘라이브 에이드’가 열린 곳이다. 그곳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이들은 세계적인 케이팝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다. 스크린을 통해 그들의 빛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영상 속 스타디움의 6만여 관중과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는 방탄소년단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한국 가수 최초로 지난 6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연 단독 공연에서부터 프랑스, 일본 등 스타디움 투어의 대장정과 무대 밖 일상의 모습을 담았다. 이들은 공연이 끝난 무대 뒤에서 방탄소년단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또 다른 자신의 모습(페르소나)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을 극장가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개봉을 미룬 영화의 빈자리를 강력한 팬덤을 확보한 가수들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채우며 얼어붙은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는 분위기다. 한편에서는 콘서트 실황과 가수의 무대 뒤 모습 등을 진솔하게 담은 영화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워진 공연을 새롭게 대체할 수단으로 자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포스터. 씨지브이(CGV)아이스콘 제공
29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자료를 보면, 방탄소년단의 이번 영화는 28일 기준으로 테넷> 검객> 디바>에 이어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 중이다. 개봉 첫날인 24일에는 관객 2만1585명을 동원하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씨지브이(CGV) 단독 개봉이라는 한계에도 방탄소년단 팬들의 관람 행렬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가 아이돌 팬덤을 향한다면 트로트 팬들을 겨냥한 다큐멘터리도 있다. 불법도박 논란, 전 여자친구 폭행 의혹 등 수많은 구설에 오르다 최근 입대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가 그것이다. 지난달 연 김호중의 첫 팬미팅 ‘우리가 처음으로’의 공연 실황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의 무대 뒤 모습과 미공개 무대(‘유 레이즈 미 업’ ‘만개’) 등을 담은 작품이다. 29일 씨지브이에서 단독 개봉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날 실시간 예매율 20.9%로 곽도원 주연의 국제수사>(21.9%)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에 들어갔다. 28일에는 예매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 포스터. 씨제이(CJ)포디플렉스 제공
또 다른 트로트 가수의 다큐멘터리 영화도 다음달 개봉할 예정이다. 한 종합편성채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김호중과 함께 톱 7에 오른 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 6명의 지난달 서울 공연 실황 등을 담은 미스터트롯: 더 무비>가 10월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공연 실황은 아니지만 신인 아이돌 그룹의 세계관을 영화화한 작품도 있다. 다음달 8일 개봉하는 피원에이치(P1H): 새로운 세계의 시작>은 ‘바이러스가 퍼져 폐허가 된 지구를 구하고자, 서로 다른 시공간에 흩어져 있던 소년들이 모여 희망의 별을 찾아간다’는 신인 6인조 아이돌 그룹 피원하모니의 세계관을 핵심 줄거리로 삼은 영화다.
신인 6인조 아이돌 그룹 피원하모니의 세계관을 핵심 줄거리로 삼은 피원에이치(P1H): 새로운 세계의 시작> 포스터. 에프엔씨(FNC)엔터테인먼트 제공
관객들은 ‘코로나 시대’에 가수들의 영화를 공연 대체재의 하나로 소비하는 모습이다. 28일 마포구의 한 극장에서 만난 김지민(27)씨는 “코로나19로 그동안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 일부 대리만족할 수 있었다”며 “무대에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무대 뒤 모습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가수의 공연이나 일상적인 모습을 영화화하는 작품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렇다 할 대작이 줄줄이 연기된 상황에서 강력한 팬덤을 가진 가수들의 영화는 극장가에 호재일 수밖에 없고, 공연을 하지 못하는 가요계에도 새로운 수입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런 작업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다만 “다큐멘터리 영화의 성패는 방송이나 공연에서 볼 수 없었던 가수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얼마나 풍성하게 담아내느냐에 있다”며 “방송에 나온 내용을 ‘재탕 삼탕’ 한다면 관객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Let's block ads! (Why?)
September 30, 2020 at 02:59AM
https://ift.tt/2Go2CGF
극장으로 달려간 아미·아리스, 그곳에서 무슨 일이? - 한겨레
https://ift.tt/3hnW8pl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극장으로 달려간 아미·아리스, 그곳에서 무슨 일이? - 한겨레"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