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서울⋅울산 등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한 성교육 책이 성관계와 동성애·동성혼을 지나치게 미화한다는 지적이 26일 제기됐다. 미래통합당 김병욱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가부가 진행하는 ‘나다움어린이책 교육문화사업’을 언급하며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된 성교육 교재인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책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조기 성애화 우려까지 있는 노골적 표현이 있다"며 "성교 자체를 '재미있는 일', '신나고 멋진 일', '하고 싶어지거든' 등으로 표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의 일부를 전체회의 PPT화면을 보여주며 "그림을 보기가 상당히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다"며 "이런 게 초등학교 10개 학교에 보급됐다"고 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책의 내용을 남녀 성교의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재미있고 신나고 멋진 일"이라고 썼다. 이 책은 덴마크 페르 홀름 크누센 작가가 쓴 성교육 동화책 '아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How a Baby is Made)'를 번역한 책이다. 스웨덴에서 1971년 발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이 책은 미국 등 온라인에서 적나라한 성적 묘사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이란 책을 언급하며 "동성애 자체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표현한다"며 ‘남자 둘이나 여자 둘이, 아주 비슷한 사람들이 사랑할 수도 있어’란 글귀와 일러스트를 공개했다. 김 의원은 "어린이 성교육을 당연히 해야 한다"며 "하지만 성소수자 취향과 결정이 차별받지 않아야 하는 것과 별개로, 이같이 동성애나 성소수자를 조장하고 미화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에 여성운동가 출신인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제로는 5개 학교에 배포된 것으로 안다"며 "굉장히 평이 좋은 책"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우리 성교육에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아이가 만들어진 과정이 궁금한데, 학부모들이 어떻게 설명할 지 보조자료의 역할을 한다"며 "서구에서도 상을 받았고, 어떻게 활용할 지는 교수와 학부모가 판단할 수 있으니 너무 과장되게 보거나 단선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책들은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을 벗어나게 하고, 남자·여자다움이 아닌 ‘나다움’을 찾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여가부 주도로 보급됐다. 이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학생이 볼 수 있도록 비치가 된 게 아니고, 교사나 사서가 별도 관리하도록 돼 있다"며 "책의 비치 현황을 더 상세히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은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책 내용이 일반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한 네티즌은 "유럽의 초등학교 6학년 성교육 내용도 저것보다는 수위가 낮다"며 "서유럽에서도 부모에게 교육 내용을 먼저 공유하고 성교육 수업을 할 지 하지 않을지 부모가 결정하도록 하는데, 사회적 합의도 없이 성관계를 노골적으로 권유하는 책을 교육부가 초등학교에 배포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가족 구성원에 대한 책임과 사랑을 배우기도 전에 '성관계가 즐겁다'고 가르친다는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가 나서서 엔조이를 하라고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치겠다는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덴마크에서는 2015년 성과학 전문가가 학교에서 '포르노'를 통해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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