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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한국판 뉴딜서 빠진 '사라질 일자리 대책'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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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조원, 190만개.’ 기획재정부는 나라 재정을 담당하며 매일 숫자를 발표한다. 최근 발표한 ‘한국판 뉴딜’도 마찬가지였다.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지난 14일 ‘국민 보고대회’에서 밝혔다. 일자리 창출 목표 190만개는 지난달 취업자 수 2705만명의 7%에 달하고, 실업자 수 123만명보다도 많다. 10억원을 투자할 때 일자리가 얼마나 생기는지를 추산한 수치로,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상 2018년 고용유발계수를 이용했다. 구체적으로 학교나 어린이집, 공공임대주택 등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산업연관표상 소분류의 건축·토목 분야의 고용유발계수를 이용했다. 반면 데이터를 개방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경제나 클라우드 인프라 마련 등은 새로운 산업이어서, 기존 산업연관표상 마땅한 분야가 없다. 그래서 대분류의 정보통신·방송서비스의 고용유발계수를 활용하거나 각 부처에서 관련 용역을 맡겨 도출된 결과를 가져다 썼다. 기재부 관계자는 “산업연관표가 2년 정도 시간차가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활용했다”고 말했다. 어떤 계산을 한 것인지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일자리 창출 효과 산출시 사용한 자료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기재부는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상 업종·사업별 고용유발계수 등을 적용한 간접적인 고용 창출효과를 반영하여 산출했다”고만 했다. 더욱이 190만개 일자리 창출 목표에는 사라질 일자리에 대한 걱정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디지털 뉴딜로 수조원을 들여 스마트공장·상점 등을 지원할 때 거기서 일하던 노동자는 공장이나 상점에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그린뉴딜을 위해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 보급에 나설 때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고 부품을 조달하던 노동자들은 위기에 처한다. 전기차나 수소차가 생산될수록 부품이 줄고 산업구조가 바뀌어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보다 사라질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판 뉴딜의 토대인 안전망 강화가 이들에게 대안으로 다가서기는 쉽지 않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고용보험의 폭을 넓히거나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등이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목표 가운데 하나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사회로 전환을 제시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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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7, 2020 at 07:5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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