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의 아들, 매년 업그레이드
이정후의 야구는 매년 업그레이드를 거듭한다. 프로에 데뷔한 2017년 고교 신인 최다 안타(179개) 기록을 세우며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2018년 타율 3위(0.355), 2019년 타율 4위(0.336) 등에 오르며 한국을 대표하는 교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정후는 올해 또 진화했다. 기존의 정교한 타격 능력에 장타력까지 덧대 5툴(장타력, 타격 정확도, 주루, 수비, 송구 능력) 선수로 변신했다.

타구 속도도 빨라졌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이정후의 인플레이 타구 속도(번트 제외)는 평균 시속 138.7㎞다. 데뷔 첫해인 2017년(129.2㎞/h)은 물론이고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5㎞/h 이상 빨라졌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는 "본인이 '왜' 타구 속도를 늘려야 하고 '어떻게' 실행할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당겨 치는 유형의 타자이다 보니 타구 속도가 빨라야 유리하다. 비시즌에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는 맹훈련을 했더니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고 했다.

◇성격은 초심 그대로 "야구 욕심 끝없다"
이정후는 심장마저 크다. 스포츠 통계업체 데이터에볼루션에 따르면 특별히 약한 볼카운트가 없고,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3할2푼대 타율을 유지한다. 시야도 넓다. 데뷔 초엔 9등분한 스트라이크 존에서 몸쪽 코스 타율이 1~2할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9개 존 모두에서 3할 이상을 때려낸다. 넓은 콘택트 범위에 투수와의 담대한 수 싸움 능력까지 갖췄다는 얘기를 듣는다. 지난달엔 프로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신고했다.
그럼에도 이정후의 야구 욕심은 끝이 없다. 이정후는 "올 시즌 병살타가 늘었다. 타구 속도가 늘면 병살이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답답하다"면서 "주자가 나가 있으면 '제발 병살 말고 외야로 공 띄우자'고 집중하는데 그러다 보니 홈런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속 146㎞ 이상 속구 대처 능력도 스스로 불만이다. 올 시즌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당긴 여파인지 시속 150㎞ 가 넘는 빠른 공에 유독 약해졌다. 커터도 이정후가 가장 취약한 구종이다. 이정후는 전력분석실을 수시로 드나들며 개선점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
성격은 성적보다 더 놀랍다. 키움 관계자는 "기량은 날로 발전하는데 겸손한 태도는 데뷔 때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매 시즌 쓸어 담는 상금과 연봉 일부를 유소년 야구나 자선 단체에 기부한다. '이종범의 아들'로 남들보다 편하게 야구했기 때문에, 받은 사랑만큼 널리 나눠야 한다고 믿는 속 깊은 청년이다. 이정후는 올해 목표로 "타격왕과 200안타"를 외쳤다. 천부적 재능에 노력을 더하는 훤칠한 야구 청년이 바람을 뛰어넘어 태풍을 꿈꾼다.
July 11,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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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함에 파워까지… 바람에서 태풍이 된 이정후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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