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기고] 무너지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열리는 기회들 - 조선비즈

jabaljuba.blogspot.com
입력 2020.07.07 06:00

예측하기 어렵고, 설명할 수 없었던 우리가 살고있는 물질 세계는, 르네상스 혁명 이후 현재까지 많은 과학자들이 쌓아 올린 이론과 검증을 통해 잘 설명될 수 있는 세계로 바뀌어 왔다. 뉴턴에 의해 완성된 고전역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맥스웰에 의해 완성된 전자기학,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완성된 열역학 및 유체 역학,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운동을 설명하는데 간결한 수식을 이용하여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한다.

가상세계는 게임을 통한 체험이 대부분 이었지만, 과학기반의 3차원 기술과 더불어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등의 발전에 힘입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게임과 같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다른 점은 무엇일까 ?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 매트릭스 영화와 같이 우리가 가상에 살고 있는 것이라면 현실과 구분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

현실과 같은 가상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감을 가상세계에서 구축하고 느낄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가장 높은 효과를 가진 것은 단연코 시각일 것이다. 시각의 효과가 우선되는 이유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라는 말처럼, 인간은 많은 정보를 시각을 통해서 얻고, 이를 통해 판단하기 때문이다.

가상세계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첫번째로 구성되어야 하는 것은 현실세계를 가상세계에서 시각적인 3차원 형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더불어 가상세계의 3차원 모델이 실세계를 설명하는 과학 수식과 연결되어 움직임이 표현되고 시뮬레이션 된다면, 3차원 모델은 현실을 과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상모델이 될 것이며, 정교함을 더해간다면, 궁극적으로는 현실세계와 같은 현상을 가상세계 속에서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선 현실세계를 설명하는 물리법칙이 가상세계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는지의 여부가 두세계를 구분짓는 조건이 될 것이다. 현재 가상세계는 주로 3D 그래픽 세상이며 물리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는 아니다. 현재의 기술로는 힘, 중력, 가속도, 전자기현상, 열유체현상 같은 물리법칙이 적용되어 있는 가상세계를 만드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형상을 표현하는 것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지만, 형상을 가진 물체가 물리 및 화학 법칙을 따라 시뮬레이션을 하게끔 하기 위해서는 형상에 물질적 속성이 부여됨은 물론 및 이의 운동을 기술하는 물리 방정식등이 맞물려야 한다. 하지만 복잡한 제품이 충격을 받아 찌그러지거나 부서지는 현상 또는 전자기 영향, 유체의 영향을 시뮬레이션 하고, 리얼타임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많은 컴퓨팅 파워와 인력이 필요하다.

최근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에 힘입어 과학에 기반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가상세계의 도래가 앞당겨지고 있다. 3차원형상을 컴퓨터상에 모델링 하고, 물리학 및 공학 방정식을 덧붙여 시뮬레이션 하면, 가상세계속에 만들어진 3차원 모델의 운동 및 변형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현실세계를 예측하는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품의 성능을 예측하여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모바일폰을 사용하다 떨어뜨렸을 때의 충격을 예측하여 보다 견고한 제품 설계에 활용하고 있으며, 전자파의 세기 및 영향 범위를 예측하여 5G 중계기의 최적위치 선정등에 활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바일폰의 안테나와 같이 전자파에 영향을 주고 받는 부품의 설계 및 성능 예측에도 활용되고 있다. 자동차 및 항공기 구조의 강성 및 내구성은 오래전부터 시뮬레이션 기술이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고, 더 나아가 공기저항 및 소음 등을 예측하여 제품설계 및 검증에 활용하고 있다.

신소재 개발을 위해 분자, 원자단위를 모델링하고, 단백질 분자를 모델링하여 약물의 효과를 예측 하는 데에도 3D의 가상 모델에 덧붙인 화학 및 생화학 기술이 활용된다. 가상 심장을 활용하여 수술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성공율을 높이고 있으며, 멀지않은 미래에는 인간의 장기뿐 아니라 뇌까지 컴퓨터상에서 구현하여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의료분야에도 가상모델 활용도의 획기적 증대가 기대된다.

대중을 위한 가상세계는 엔터테인먼트 부문이 가장 앞장서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각종 산업분야에서의 활용 및 구현에는 가속도가 한층 더해지고 있다. 가상모델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에서는 테스트가 어렵거나 비용문제로 인해 수행하기 어려운 예측 또는 검증에 과학기반의 가상모델을 활용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3차원 모델과 물리학, 화학 등 다양한 과학분야가 접목되어 현실세계의 시뮬레이션 분야가 확대되고 정밀도가 높아져 가고 있으며, 제품 및 환경 예측을 위해 과학기반의 가상트윈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요구사항도 많아지고 있다. 또한 현재의 기술을 활용해 사물 뿐 아니라 인체를 포함하여 다양한 생명체까지도 3D로 모델링하고, 생화학을 연계하여 트윈을 구축하려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구현될 전망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디지털을 통해 가상세계의 구축이 진행되는 혁신의 시대 한 가운데에 있다. 과학기반 ‘가상 트윈’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한 수많은 시험과 검증을 가상세계에서 수행한다면,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실패를 줄일 수 있어, 아이디어와 창의력 중심의 시대를 더욱 앞당기게 될 것이다.

Let's block ads! (Why?)




July 07, 2020 at 04:00AM
https://ift.tt/2Z2URwL

[기고] 무너지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열리는 기회들 - 조선비즈

https://ift.tt/3hnW8pl


Bagikan Berita Ini

Related Posts :

0 Response to "[기고] 무너지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열리는 기회들 - 조선비즈"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