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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541m 위에서 '팔 벌려 뛰기' 도전했으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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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투어 체험기
건물 최상단부 루프에 오르니 높이 비로소 실감
다리 위에서 바람맞으며 서울 시내 조망하니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 것과 달라 ‘탄성’
다리 위에 있는 시간은 10분…10만원 비싸다고 느낄 수도
스카이브릿지에서 팔 벌려 뛰기를 하는 모습. 롯데월드 홍보영상 갈무리
스카이브릿지에서 팔 벌려 뛰기를 하는 모습. 롯데월드 홍보영상 갈무리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롯데월드타워의 최상단부는 마치 붓끝이 갈라진 것처럼 두 개의 구조물로 나뉘어 있는데,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이 사이를 연결한 다리를 건너보는 체험활동이다. 다리 위에서 뒤로 걷기, 팔 벌려 뛰기 같은 것도 한다. 이곳의 높이는 지상으로부터 541m. 서울스카이 전망대가 지상 500m에 있고 롯데월드타워의 총 높이가 555m임을 고려하면, 스카이브릿지는 전망대보다 41m나 높은 꼭대기 부근에서 서울을 내려다볼 수 있는 셈이다. 롯데월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브릿지로, 세계 4위이자 한국 최고 높이의 건축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롯데월드타워의 스카이브릿지 투어. 건물 최상단의 갈라진 부분에 다리를 놓고 이곳을 건너는 체험이다. 롯데월드 제공
롯데월드타워의 스카이브릿지 투어. 건물 최상단의 갈라진 부분에 다리를 놓고 이곳을 건너는 체험이다. 롯데월드 제공
국내 최고 높이의 건물 바깥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은 어떨까. 이렇게 높은 곳에서 팔 벌려 뛰기를 하는 게 가능할까. ‘1시간 체험, 1인당 10만원’이라는데 그만큼의 돈이 아깝지 않은 풍경인지도 궁금했다. 오는 24일 투어 개장을 앞두고 한겨레>가 21일 오후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체험해봤다.
스카이브릿지투어 참여 고객은 루프에 진입해 외부 계단을 올라 브릿지 위에 올라서는 내내 안전선과 옷 위에 걸친 하네스를 연결한 추락방지창지 ‘세이프 롤러’를 차고 있어야 한다. 롯데월드 제공
스카이브릿지투어 참여 고객은 루프에 진입해 외부 계단을 올라 브릿지 위에 올라서는 내내 안전선과 옷 위에 걸친 하네스를 연결한 추락방지창지 ‘세이프 롤러’를 차고 있어야 한다. 롯데월드 제공
■ 계단을 오르는 것부터가 도전…그렇게 오른 스카이브릿지에서 바라본 풍경은 투어는 117층 ‘스카이스테이션’에서 붉은색 점프수트와 안전모, 등산용 하네스를 착용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117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 이곳에서 간단한 안전교육을 들은 후 환복, 장비착용 등을 진행했다. 상·하의가 붙어있는 공군 조종사복 모양의 점프수트는 입고 있는 옷 위에 한 번 더 껴입는 방식인데, 여기에 마스크까지 끼니 이날 체감온도인 32도보다 더 덥게 느껴졌다. 롯데월드 쪽은 “점프수트는 세탁업체를 통해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입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건물 상층부 루프. 왼쪽 위에 보이는 스카이브릿지까지 철제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신민정 기자
건물 상층부 루프. 왼쪽 위에 보이는 스카이브릿지까지 철제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신민정 기자
옷을 갈아입고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을 이용해 건물 상층부인 루프에 진입했다. 루프부터 스카이브릿지까지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없는 곳이라 외부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야 한다. 이곳에서부터는 안전선과 연결되어 있어 추락을 방지하는 장치 ‘세이프 롤러’를 하네스에 걸고 이동하게 된다. 바닥과 계단은 모두 배수구 빗물받이 덮개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형태여서 계단을 올라가는 내내 바닥의 철골 구조물과 언뜻언뜻 보이는 초록 빛깔 한강 물이 눈에 들어왔다. 바깥을 보니 비로소 높은 곳에 있다는 실감이 나서 아찔해졌다. 땀이 삐질삐질 옷깃을 적셨다. 3분쯤 계단을 올라 스카이브릿지에 도착했다. 스카이브릿지는 총 11m 길이에 폭은 네 뼘쯤 되는 다리다. 계단과 마찬가지로 배수구 빗물받이 덮개 같은 다리 위에 조심스레 첫발을 디뎠다. 맨 앞에 선 안전요원을 쫓아 직진하다 보니 주저할 겨를도 없었다.
스카이브릿지에 발을 디디면 가장 먼저 파란색 안전망과 철제구조물이 보인다. 롯데월드 유튜브 갈무리
스카이브릿지에 발을 디디면 가장 먼저 파란색 안전망과 철제구조물이 보인다. 롯데월드 유튜브 갈무리
첫인상은 발 바로 아래 펼쳐진 파란색 안전망과 회색 구조물이었다. 공사현장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곧바로 양옆에 펼쳐진 수많은 아파트와 도로, 자동차, 석촌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보통 높은 곳에 올라서면 ‘건물이 성냥갑만 하다’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곳에서 본 아파트들은 성냥갑이 아니라 잘게 썬 깍두기처럼 보였다. 빽빽하게 늘어선 수많은 깍두기와 그 깍두기들 사이를 지나고 있는 고춧가루만 한 자동차들을 보고 있자니, 장난감 세상을 보는 듯 현실감이 없어서 도리어 공포감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스카이브릿지에서는 한강과 남산서울타워를 조망할 수 있다. 롯데월드 홍보영상 갈무리
스카이브릿지에서는 한강과 남산서울타워를 조망할 수 있다. 롯데월드 홍보영상 갈무리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봤다. 끝이 보이지 않는 쭉 뻗은 한강과 엄지손톱만 한 잠실종합운동장, 저 멀리 남산서울타워와 인왕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왔다. 선선한 바람이 얼굴에 닿을 땐 ‘오’하는 탄성이 나왔다. 그동안 전망대에서 서울을 바라본 적은 몇 번 있었는데, 전망대처럼 유리창이나 망원경 너머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맨눈으로 바람을 맞으면서 서울을 바라보는 경험은 색달랐다. 롯데월드가 추구한다는 ‘체험형 전망대’란 말이 이해됐다. ■ 팔 벌려 뛰기에 갑자기 공포심 극대화…12명 함께 오를 때도 가능할지 의문 이곳에서는 하늘을 바라보며 앞으로 5발, 뒤로 5발 걷기와 팔 벌려 뛰기, 다리에 앉아서 사진찍기 등의 체험도 할 수 있다. 롯데월드 설명에 따르면, 스카이브릿지는 120㎏ 성인 14명이 한꺼번에 설 수 있도록 설계된 데다 세이프 롤러 같은 추락방지장치도 있어 안전하다고 한다. 다만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이쯤에서 애를 먹을 수도 있다. 기자는 하늘을 보며 걷거나 팔 벌려 뛰기를 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자 ‘바닥이 갑자기 푹 꺼지면서 아래로 추락하는 건 아닐지’, ‘발을 헛디뎠다가 넘어져서 다리와 난간 사이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은 아닐지’, ‘태양이 너무 눈 부셔 자칫 현기증을 일으키며 쓰러져 떨어지는 것은 아닐지’ 등 갖은 상상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고개를 젖히고 뒤를 걷는 것은 눈알만 위로 치켜뜨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기, 팔 벌려 뛰기는 한 손으로는 세이프 롤러를 붙잡은 채 나머지 한 손만 어정쩡하게 위아래로 휘젓는 모양새가 됐다. 다만 이런 활동들은 소수의 인원이 참여했을 때 온전히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은 기자를 포함해 총 5명이 스카이브릿지 투어에 참여한 터라 이 같은 액티비티 공간이 확보됐는데, 최대 정원인 12명이 한꺼번에 이곳에 올라온다면 모든 참여자가 11m 길이의 다리 위에서 양팔을 벌려 뛰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
스카이브릿지에 앉은 모습. 롯데월드 유튜브 갈무리
스카이브릿지에 앉은 모습. 롯데월드 유튜브 갈무리
■ 다리 위에 있는 시간은 10분…10만원 입장료에 대한 평가는 갈릴 듯 마지막으로 다리 위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고 잠시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제 내려가겠다”는 안전요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높은 곳에 좀 적응하나 싶었는데, ‘벌써 끝났나?’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다리 위에 첫발을 내디딘 지 약 10분 정도가 흐른 뒤였다. 조금 더 풍경을 보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한 채 야외 계단을 타고 내려와 안전장비 반납, 환복 등을 마치니, 이곳에 들어온 지 딱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액티비티의 핵심인 스카이브릿지 위에 있는 10분이 짧아서 아쉬운 이용객에게는 10만원이라는 입장료가 충분히 비싸게 여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동안 국내에서 해보기 어려웠던 체험인 만큼, 스카이브릿지에 올라가서 사진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이용객도 있을 것이다.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겨울철과 기상악화일을 제외한 매주 수요일~일요일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된다. 만 12세 미만, 체중 120kg 초과, 신장 140cm 미만이나 혈압 및 심장질환 보유자, 그 밖의 계단 이용이 어려운 손님도 이용이 어렵다고 한다. 롯데월드는 오는 30일까지 무료로 스카이브릿지를 체험해볼 수 있는 사전체험단을 모집하고 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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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2, 2020 at 09:3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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